고구려의 15대 왕이었던 미천왕 을불은
고구려를 강대국으로 만든 군주 중 한 명이다.
5년간 치열하게 모용부와의
전쟁을 준비하던 어느 날,
을불은 훈련장에서 등판 한가운데
깊숙이 화살을 맞게 된다.
등을 뚫고 들어간 화살은
내장까지 찢어놓았고, 치명상을 입었으나
열흘 후, 다행히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그래, 흉수는 어떤 자였소?”
오랜 신문과 매질로 녹초가 된 채
을불 앞에 끌려온 흉수는
십오륙 세쯤 된 고구려 병사였다.
알고 보니 노쇠한 조부 대신 징발된 그는
거듭된 훈련에 피로하여 활쏘기 연습 훈련 중에 졸았고,
쏘아낸 화살이 을불의 등에 꽂혔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을불은 그를 사면했으나
모든 중신들은 반대했다.
신하 - “고구려뿐 아니라 온 세상에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반드시 삼족에게 죽음을 내려
죄를 물어야만 합니다.”
을불 - “그렇다면 형단을 준비하시오.”
평양성의 만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준비된 형단 위에 소년 병사가 올라갔고,
소년과 친척들 또한 죽음만을 기다리는데
을불이 직접 형단에 올랐다.
“이자는 나에게 활을 쏘았다.
고구려 태왕에게 화살을 쏜 죄,
그것은 일백 번 죽어도 씻을 수 없는 죄이러라.”
백성들 중 을불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드물었기에
그들은 마치 자기 아버지가 다치기라도 한 듯
소리 높여 병사를 욕하고 처형을 재촉했다.
“실수라 하여도 이는 대죄 중의 대죄.
나는 이 소년을 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한 훈련을 명하여 제 임금을 쏘게 한 죄.
그것은 훈련을 명한 장군 또한 마찬가지다.”
당시 훈련을 맡았던 장수들이 포박당한 채
끌려 올라왔고, 고구려의 무관 중 가장 높은
아불화도와 바로 그 아래 조불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장군을 밤낮없는 훈련으로
몰아붙인 국왕 또한 죄가 있으리라.”
갑자기 을불은 무릎을 꿇어
백성들 앞에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나를 용서해 달라. 내가 성급한 탓에
장군과 장수와 병사를 모두 죄인으로 만들었다.
그대들의 임금을 상하게 하였다.”
을불은 바닥에 이마를 댄 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고 이 광경에 놀라
백성들도 황급히 엎드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이 소년도 용서해 주겠는가?”
“태왕 폐하 만세!!”
누구로부터인지 모를 함성이 터졌고
환호에는 울음이 섞여있었다.
결코 다시없을 임금을 모신 데서 오는 환희,
그리고 그 임금의 사랑이 뼛속까지
진하게 다가오는 데서 오는 감격이었다.
백성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리더십의 고구려 15대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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