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차를 두고 버스로 움직여본다. 걸어서 움직이는 동안에도 땀이 덜 날 것 같은 날씨가 온 것 같아서. 땀쟁이는 여름에 어디 움직이는 게 무섭다. 실외로 나가 조금만 지나면 빨래통에서 탈수하고 나온 빨래들과 다름없는 상태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가게를 정리하면서 오늘은 친한 언니 때문에 알게 된 언니친구네 가게로 간다. 소품샵을 하는 그곳에 두면 잘 어울릴 것 같은 친구들을 선별해 뒀었다. 그리고 식물을 받을 사람이 좋아해야 되는데 다행히 잘 키우고 좋아한다니 더욱 신나게 골라뒀었다. 그리고선 이제야 간다. 집에만 있어도 너무 좋은 나라는 인간이라 며칠을 집순이로 살았는데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지 싶어 나왔다. 어제는 일 년에 한 번씩 가는 미용실도 꾸역꾸역 다녀왔다. 하루에 바깥일 퀘스트 하나씩이라도 깨야겠다는 마음으로.
버스정류장에서 화분 세 개가 든 종이가방을 들고 10분 남은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근처에 가게도 없는데 에어컨 바람이 어디서 바깥으로 스며 나온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졌다. 어제저녁엔 가을온도가 향첨가 된 것 같았다면 오늘은 추출물 첨가 정도쯤 되는 것 같다. 꽤나 가을친구가 가까이 왔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