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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Chung Jul 16. 2024

2024 세계모유수유 주간을 앞두고 비보를 전합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인증 종료-2023. 12/31

<2024 세계모유수유 주간을 앞두고 비보를 전합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인증 사업 종료 (2023. 12. 31.)


지난 주 월요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인증 사업이 작년 2023.년 12월 31일에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동안 대한모유수유의사회 홈페이지에서는, 맘카페에서 24시간 모자동실하는 산부인과를 수소문해서 찾고 있는 엄마들을 위해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을 소개해드리고 있었는데, 이 아픈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간략하게나마 30년에 걸친 한국 BFHI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이 제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되어 여러분과 함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1주일 전인 7월 8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운동이, 2023. 12. 31.에 사업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유니세프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이 모두 삭제되었고, 최종적으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인증되었던 10개 기관들뿐만 아니라 1993년부터 인증받았던 기관의 현판도 모두 다 회수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2024년 만료가 예정된 4개 기관, 1. (구미)쉬즈산부인과 2.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3. 서울아산병원 4. 서울 호움산부인과(전 메디플라워)은 올해 12월에 인증패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분만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가 1991년 시작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운동은 국제적으로 모유수유 시작과 기간, 그리고 완전모유수유율을 개선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어 왔습니다. 결코 모유수유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한국의 척박한 환경에서 30년동안 어렵게 불씨를 유지해왔던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벌써 반 년 전에 사라졌다는 사실이, 21년 동안 미약하나마 우리나라 모유수유 증진을 위해 일해왔던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1993년 부산 일신기독병원이 최초로 임명되었고, 분만이 종합병원에서 여성전문병원으로 옮겨가는 등 다양화하는 추세에 맞추어 2002년부터 조산원도 포함되어 2002년 일신조산원과, 2006년 김순선 조산원 두 곳이 인증을 받은 바 있으며 2006년에 58개로 정점을 찍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숫자가 급감하여 2020년에는 15기관, 그 후부터 2023년까지는 계속 10개 기관만이 남은 상태였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10곳 중 3개 기관은 1990년대, 7개는 2000년대에 인증을 받은 기관이었고, 2015년 서울 호움산부인과 이후로 지난 9년 동안은 새롭게 인증되는 분만 기관이 없었습니다.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은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모든 아기들이 출생 직후부터 모유수유를 시작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국가적으로도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 생기는 경제적 손실은 엄청나서 설사, 폐렴, 유방암, 난소암, 당뇨병, 아동비만 치료와, 지적능력 손실 등 그 비용이 국민총소득(GNI)의 0.7%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모자 건강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운동을 해마다 새롭게 부흥시키고 있으며, OECD 중 어느 나라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사업이 중단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운동 네트워크 내 서태평양 지역에서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대만, 홍콩 외에 이제 한국은 그 자리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이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어린이들을 위한 밝은 미래를 구축하고 희망과 사랑을 전달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땅, 한국은 국가 존재 자체가 위기를 맞은 저출산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귀한 우리 아기들에게서 엄마 젖을 먹을 권리가 박탈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첫 단계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함께 24시간 같이 지내며, 엄마 품에 안겨 엄마 젖을 먹을 수 있는 인권, 즉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우리나라는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서 모두 아기들이 엄마와 떨어져 신생아실에 맡겨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코로나 이후 엄마, 아빠, 아기가 뿔뿔이 흩어져 처음부터 가족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24시간 모자동실률 산부인과 4.6%-2021, 조리원 1.8%-2020) 모유수유는 빼앗길 수 없는 인간 아기, 아동의 권리입니다.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에서의 24시간 모자동실이야말로 유니세프의 미션인 아동권리협약, 그 중에서도 제3조, <아동 최선의 이익>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아동의 인권입니다. 

1993년부터 2023년까지 30년동안 한국 아기들의 모유수유 증진을 위해 애써오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운동 사업은 종료하셨지만, 앞으로도 한국 아동의 첫 시작인 신생아의 권리인 모유수유 증진을 위해 계속  애써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https://youtu.be/BY_-26vzxbk?si=-kteUoO0gCOjd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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