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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야 Dec 24. 2023

이 책을 읽는데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성탄연휴  마음이 편하다. 솜이불 위에 누워있는 기분인 듯싶다.  아침에 일어나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마쳤다.  아버지에게 과자 하나 건넸는데 약간 딱딱해  씹을 수 있을까 우려되었는  데,  손 흔들며  맛있다는 표정을 지으신다.


이른 아침  5시경 올케와  조카에게  쿠팡을  통해  도서 한 권을  보냈다.  제목은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로  몆 번이고 망설이다  주문했다.  1999년 열세 명의 사망자와 스물네 명의 부상자를  낸 콜럼바인 총격사건의  가해자 두 명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글이다.


아이들  교육하기가  전과  같지 않다는 초등학교  교사이고  6살  아들을  둔  올케에게  왠지  도움이 될  듯싶었다.  올해 나이  43살인 조카,  사업에 실패해  심적고통을 겪고  있고 진행 중인 그에게  조금이나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는 엄마에  대한 원망이  많다. '엄마는 나를 엄청 혼내고 때렸어,  별 것도 아닌 일로' 술 마시면 되풀이하는 반복어이다. 자기 삶이  잘 풀리지 않아선지 더 그런 듯 싶다.


나도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 정신과 관련 일을  하기에  흔치 않은  일로  당사자와 가족의  마음을  읽고 싶어  구입했다.


그런데  이 책의 서평이 절실하게 마음에  와닿아 올케와 조카에 보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이 책에서  건질 건 오직 엄마다. 이토록 경건한 무기력이 어디 있을까. 이토록 숭고한 실패가 또 있을까. 가능성의 끝까지 파본 사람만이 진정으로 가질 자격이 있는 절망. 악마가 되어버린 아들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이 피눈물  나는 헛수고 앞에서 나는 삼가 옷깃을  여민다.'

(박찬욱 영화감독)


'누군가의 고통은  또 다른  이에게는  성찰, 깨달음,  현재의  만족, 작은 것에  감사함을 갖게 하는 것 같다.   


이 책이 부디 조카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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