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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야 Dec 14. 2023

반려견이 정신질환에 좋은 이유

반려견의 효과

정신재활시설 중 공동생활가정은 정신질환으로 가족이 돌볼 수 없는 경우나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공동생활 가정이다. 또한 자립을 위한 중간 단계시설로서 최소 3명, 많게는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일상을 나누며 정신장애인의 이해와 시설의 편견을 해소하고자 글쓰기에 영 자신이 없는 나는 큰 용기를 내어본다. 우리 공동생활가정은 미영 씨, 유진 씨, 다혜 씨가 산다.                   


국내 반려동물 1,500만 시대, 국내 4가구 가운데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반려견 '복돌이'가 2019년에 기관에서 당사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털이 짧은 닥슨훈트이고 사람을 잘 따르고 순했다. 미영 씨는 자기 방으로 데려가 안고서 자기도 하고, 다혜 씨가 집에 혼자 남겨졌을 때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였다.     


2년 전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넜지만 잊지 못할 행복한 기억을 준 친구였다. 미영 씨는 복돌이와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유튜브에 함께한 영상을 올려 복돌이 이야기를 하며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지금은 반려견이 상주 즉 함께 사는 것이 아닌  방문형으로 하여 푸들인 ‘똘이’가 식구들과 함께 하고 있다.  아침에 강아지를 목욕시켰다. 평상시 머리 감는 것에 부담을 갖는 다혜 씨는 목욕한 똘이를 보고 '예쁘다. 깨끗하네"라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눈을 마주치며 말을 건넨다. 나는 이때다 싶어 머리를 감았으면 어떠겠냐는 권유에 그녀는 흔쾌히 머리를 감으러 화장실로 들어간다.


누군가가 예쁘고 좋으면 그 행동을 따라 하는 것 같다.  즉각적인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았다.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에 무표정한 얼굴에 미소가 지워지고, 반려견을 목욕시키며 돌봄 받는 것에서 돌봄을 주는 관계를 형성했다.     


타인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에 극도로 싫어하는 다혜 씨가 똘이를 만지면서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자신을 욕구를 투사라도 하듯 똘이가 집에 있기가 ‘답답하다’며 흔쾌히 산책을 시킨다. 또한 간식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마셔야 할 우유를 덜어서 주거나, 꼭 끌어안으며 뽀뽀해 준다. 약물의 부작용으로 몸이 경직된 유진 씨에게는 반려견과의 산책을 통해  걷기의 즐거움을 갖게 한다.  반려견의 접근이 모든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전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나, 다만 동물을 통해 그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한 접근을 발견했을 뿐이다.     


반려견을 치료의 한 일환으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20년 전 우연히 만난 유기견에서 비롯 됐다.  볼 일이 있어 한 음식점을 들렸는데, 말티즈를 보게 되었다. 주인이 없는 듯하다. 안쓰러워 머리를 만져주었는데, 강아지는 출발하려는 차에까지 와서 좀처럼  가지 않으려 한다.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되었는데, 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어 기관에서 키우게 되었다. 동물병원에서 기증을 하여 시츄와 더불어 두 마리를 키우게 되었다. 강아지와 산책, 목욕 등 단순한 활동은 그들에게 작은 기쁨이었다. 물론 싫어하는 이들도 있었다. 냉동 잘 데리고 있다가 갑자기 입을 막는 등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효과는 질적 논문을 쓰는 계기가 되었고 외국의 동물을 매개로 한 정신장애인에 대한 치료를 접할 수 있었다.     


정신재활시설에서는 사회심리재활프로그램으로 일상생활훈련, 지역사회적응훈련,  나들이, 증상약물관리교육, 상담, 대인관계훈련 등  기관에서 보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동물매개를 통한 접근은 심리치료에 한 부분일 듯싶다. 정신재활기관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한 나로서는 많은 프로그램을 접하고 시행해 보았지만, 동물만큼 즉각적 효과를 나타내는 프로그램이 없는 듯싶었다.      


효과는 반려견을 보고 해맑게 웃으며 주위 환경에 예민함을 감소시키고 대상에게 몰입하게 된다. 또한 무딘 정서를 살아있게 한다. 돌봄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없던 정신장애인은 강아지가 매개가 되어 이야깃거리를 제공하여 의사소통이 이루어 진다. 돌봄을 받는 입장에서 매개견을 돌봄을 주는 관계가 된다. 또한 고독감을 감소시켜 주고 웃고 미소를 지음으로써 얼굴 표정이 많이 밝아진다.  일부 자신의 몸을 터치하는 것에 극도의 불쾌감을 표시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반려견과의 안정적 접촉을 통해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때때로 반려견을 자신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학대를 하는 당사자를 볼 수 있다.

그들의 느낌과 경험을 동물들에게 투사하는 경향을 보이도 한다. 이를 계기로 상담의 기회를 갖는다. “어떤 점이 싫었나요? 그것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등의 질문을 통해 심층적으로 당사자를 이해를 갖는 기회를 갖는다. 물론 동물매개   개입 시 학대에 관한 주의 사항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사람과 사이에도 일정한 간격이 필요한 것처럼 반려견 사이도 지나친 밀착은 유의해야 할 점이다.     


반려견 선택 시  고려할 점은 예민하고 활달한 반려견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고 얌전하고 순종적인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 당사자가 선호하는 반려견 일수록 효과성이 클 듯싶다. 이런 감안하여 반려견 품종 선택이 신중하게 이루어져 한다. 또한  반려견을 무작정 집에 들이면 안 된다고 본다. 책임지고 돌볼 수 있는 능력의 정도와 식구들이 협력할 수 있는 상황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반려견에게도 상처가 될 수 있다.      


정신질환에 반려견이 적절한 치료의 한 방법으로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았다면 반려견을 통해 치유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함께 한 ‘햇님이, 뽀미, 복돌이, 똘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정신질환 치료에 반려견이 적극적으로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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