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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남아 사랑꾼 May 20. 2024

모아두면 달라 보이는 것들

자연과 인간 세상의 다름에 대하여


# 여주집 뒷담장에 자주색 야생화 군락이 마치 꽃들을 심어 놓은 양 이쁘게 피어있다. 한두 개였으면 잡초에 불과하지만 모이니 전혀 다르다.


# 학교 연구실 정문 담장에 피어있는 새빨간 장미 군락이 이른 봄을 알리던 꽃들이 떨어지고 나니 그 자리를 대신해 화사하게 피어있다. 장미를 가까이서 보면 시 투성이고 곁을 내주지 않아 멀리서 무리 지어있는 모습을 보면 시는 보이지 않고, 이쁜 자태만 보인다.


# 여주집 앞담장 너머 감자꽃도 군락을 이뤄 피어있다. 하나이면 풍성한 잎에 싸여 흔적도 없을 텐데 모아있으나 한 폭 그림 같다.


자연의 이치는 낱개의 개성도 있지만 이렇게 어우러지면 새로운 멋이 나온다.


하지만 모아두면 혼자 때와 달리 그 반대도 있다. 주로 인간 세상이 그렇다.


# 국내외 진영정치가 그렇고,


# 군중 심리가 그렇다.


평소 온순한 동남아 사람들도 무슨 군중심리가 발동하면 잔인하게 돌변한다.


98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32년 장기집권 후 퇴진하자 인도네시아 현지의 반화교 폭동은  인도네시아인들이 군중 폭도로 변한 모습을 나는 보았다.


또 2002년 동티모르 독립을 앞두고  친인도네시아 무장파와 독립파간 충돌 시 사람 목을 쳐 꼬챙이에 꽂아 거리를 활보하던 이들이 그런 경우다. 영어 단어에 'amok'이 미쳐 날뛴다는 의미다.


혼자 있으면 못하는 짓들을 몇몇 무리가 모이면 이성을 잃고 짐승처럼 된다.


모아 놓아도 아름답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그런 자연과 닮은 인간 세상은 없을까. 그런 인간 세상은 어떻게 하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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