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잠이 늘었다.
한없이 축 늘어지는 어깨와 힘 빠진 다리를 뉘이고
눈을 감는다.
비몽사몽 하니, 잠에 든다.
정신 차려야 함을 알기 때문에 더 몸을 일으키고 싶지가 않다.
쓰라린 속을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그래도 먹어야 한다.
무얼 먹고 싶다거나 입맛이 돌지 않지만 먹어야 한다.
살아있으니까.
미뤄왔던 과업들도 더는 못 본 척할 수 없다.
삶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감당해내어야 한다.
단순히 해낼 수 있는 것들 조차 노력이 필요해졌다.
그저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 어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