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
그래, 그러니까.
좋아하는 게,
잘하는 게,
뭐였더라.
기억이 나질 않아.
사실은 왜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이렇게나 열심히
이토록 빈틈없이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어.
행복이나 성공 같은 것들을 바라는 건 내게 그리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아.
바라고 바라도, 결국 닳고 닳아 바래질 뿐이야.
염세주의자나 할 법한 말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른이 된 나는 어린 시절 바라던 모습에 가깝지 않은걸. 그렇다고 덜 자란 그녀처럼 솜사탕 같은 공상에 젖어 하루를 보낼 수도 없어. 그저 차디 찬 현실에서 건져 낸 짠맛 가득한 마음을 비틀고 탈탈 털어서 널어둘 뿐이야.
내가 어떤 모습이길 바랐냐고? 적어도 지금은 아니야.
자세히 좀 말해달라고?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기억이 나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