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가 기억나지 않는 이 글에서, 수요일의 아이만이 슬픔으로 가득하다. 태어나는 순간 슬픔이 확정되는 삶이란 절대 순탄하진 않겠다고 생각하며 이 문장의 탄생 또한 궁금했다. 일요일의 아이가 수요일을 시기하였다거나?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을 본 적이 있는가?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유명한 작품이 많다. 나 또한 그에 매료되어 서울에 올라오고 가장 처음 방문한 전시가 팀 버튼 감독의 전시였다. 최신의 기억들에 밀려 때가 탄 기억들이 이건 자신이라며 머릿속에서 뛰쳐나왔다. 그 순간 난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웬즈데이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흔히 칭하는 ’정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들 결점이 있으며, 명명하기에 따라 그것이 자신의 장점이자 능력으로 발현한다. 거침없는 솔직함의 웬즈데이, 작아서 더 도움이 되는 씽, 숨기려 하지만 위험에 처한다면 구해주는 이니드 등 이들의 ’별남‘은 곧 그들 자신으로 이어진다. 괴물들의 소굴을 바라보는 심정이지만, 그들과 내가 아주 다른 생명체라곤 여겨지진 않는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괴물이나 귀신 등을 무서워한 적이 없었다. 다들 내가 용감하다곤 했지만 난 겁쟁이다. 아마 어린 시절 팀 버튼 키즈가 아니어서 어둠과 괴물이 나의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아마 영원히 무서워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아마 공포영화를 보다 웃지 않고 선생님께 불려 갈 일도 없었겠지.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괴물도 귀신도 될 수 있으니, 지망생이 아닌가? 그들은 나에게 잘 대해줄 의무가 있다. 보통 후배들한테 잘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지금도 사람을 볼 때 가끔 이상하게 판단해 버리곤 한다. 저 사람은 지구 사람들의 감정을 조사하려는 외계인 같다든지, 저 사람은 천체 연구소에서 며칠 밤을 새우다 다른 행성에 닿아 기뻐할 것 같다든지. 공상의 끝은 없다. 모두가 별나면 평범은 멀리 있지 않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이다. 다들 함께 이상해지면 이상해질수록 똑바른 것이 이상해진다니. 상대성이란 재미있는 개념이다.
웬즈데이에서도 이 상대성이 적용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는 걸까? 이상해져도 괜찮아 보이니까. 특히 웬즈데이 캐릭터는 이상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울 때도 있다. 뭐 이런 애가 다 있지? 싶은. 주변에 이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일상이 즐거워질 것이다. 거침없고 담대하며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이들은 매력적이니까. 다음 행동이 예상이 안 가고 궁금해지니까. 그리고 나도 이상해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도달하지 않을까.
사람은 자신의 예상에서 벗어날 때 가장 충격을 받는 듯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내가 평생 이랬는데 넌 안 그래?부터 시작해서, 얌전한 사람이 갑자기 연기를 기가 막히게 보여준다든지. 내 머릿속의 경우의 수를 뒤집고 이상한(몹시 뛰어나거나 아닌) 결과를 내놓으면 너무 기억에 남아버린다. 분명 웬즈데이도 이런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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