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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니 Jan 25. 2023

피부는 돈이다.

할머니 선생님?

나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매우 직설적이고 적나라하다. 특히 외모에 있어서는 독설 전문가이다.


"OOO 선생님은 할머니 선생님이야."


당시 OOO 선생님은 할머니가 아니셨다. 50을 갓 넘으신 나름 패셔너블한 분이신 걸로 기억한다.

다만 얼굴에 주름이 있으셨고 헤어 염색이 좀 바랜, 외적 특성을 가지고 계셨다.

다행히 아이들의 대화를 OOO 선생님은 듣지 않으셨지만

'나도 곧...'이라는 생각에 고민에 빠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텐데, 나와 내 주변은 '얼평'에 노출되어 있다. 그들의 평가를 무시하고 생활하기에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인스타를 보면 예쁜 사람들 천지이다.

'나만 늙어, 나만.'


필터 없이 사진을 찍으면 너무 적나라한 나의 모습이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보정어플은 사용하지 않지만 카메라 필터 없이 사진을 올리는 것은 두렵다. 마치 마스크 해제에도 마스크 벗기가 두려운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돈내산 - 요즘 사용하는 디바이스 모음

'지금이라도 관리하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듣기 좋은 칭찬은 바로,

'엄청 동안이시네요.'일 것이다.

물론, 당연히 예뻐요라는 말도 함께 들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안타깝게도 나는 아주 평범하다.

노화를 조금이라도 지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50대에 할머니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지.'

결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돈이다.'


한 번씩 피부과에 가서 처지는 볼살과 턱살을 당겨 올려주어야 한다. 각종 디바이스를 구입해서 수시로 당겨 올려주어야 하고 다양한 화장품을 얼굴에 쳐발쳐발 해서 주름이 생길 틈을 막아야만 한다.


퇴직하는 날까지 '관리'는 계속될 것 같다.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도 디바이스 수집은 그만하려 한다. 

피자 살 때는 1~2천 원 할인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몇십만 원짜리 디바이스는 고민 없이 지르는 나 자신을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

올해는 좀 참아보자 쑤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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