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가 어때서
부모님은 내가 교사가 되길 원하셨다. 하지만 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체질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 솔직하게는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합격할 자신도 없었다.
그냥 공부가 싫었다.
그래서 회사원이 되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때려치우고 학원강사를 하게 되었다.
그다지 잘 나가지는 못했지만 간섭받지 않아서 좋았고 나름 바쁘면서도 재미가 있었다.
부모님은 여전히 내 직업을 못마땅해하셨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공무원이 아닌 자'
남들이 말하는 결혼적령기가 되어 남편을 만나 결혼이라는 것을 하였다.
희한하게도 남편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인이었고 그때부터 나는 새로운 범주에 들어갔다.
내 주변에는 공무원과 결혼한 사람이 거의 없어서 공무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아주 부족했다.
뭐, 돈을 많이 벌지는 않지만 성실하니까 둘이 열심히 살면 괜찮겠지.
'끼리끼리 결혼'
그런데 웬걸, 남편 주변에는 온통 공무원뿐이었고, 특히 부부공무원이 대다수였다.
결혼을 하고 꽤 많은 '공무원'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알고 보니 공무원들은 공무원끼리 결혼하는 것이 아주 보통의 일이었다. 공무원이 아니면 무기계약직도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남편 직장에서 그는 아주 특이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학원강사와 결혼했네.'
학원강사가 어때서. 퇴근 시간이 늦긴 하지만 나만 열심히 하면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데.
반발심이 들었다.
오리농장에 들어간 닭 느낌이랄까.
부부동반 모임에 참석을 하더라도 나 홀로 대화에 끼지 못하고 겉도는 분위기.
나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
안정직이 아닌 아내를 둔 내 남편에 대한 그들의 걱정.
그런 사회적 상황이 너무 불편했고 어느 순간부터 모임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작아진 자아. 어느새 회피전략을 쓰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짜증이 났다.
남편이 공무원이고 나도 그 범주에 편입되기 위해 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다.
남편이 타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사한 지역에서는 내 급여를 맞춰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임용이나 쳐보자.'
- 다음 편은 학원강사가 임용에 합격하여 교사가 된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