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열매

회색빛 열매

2025년 11월 26일 수요일

by 손영호

날이 흐린 늦가을 오후,

잿빛 가득한 그런 날에는,

늘 가슴이 허전하고 쓸쓸했다.


그러나 올해 맞이한,

회색 빛 가득한 늦가을 풍경은,

깊고 고요하고 차분하다.


낮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과 같이,

묵직하게 흐르는 이 고요함과 평온함,

나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행복감이다.


어디서 어떻게 온 것인가?


허전하고 쓸쓸한 잿빛 가을이 쌓이고,

내면의 풍경이 늦가을처럼 익어가며,

그 가을의 열매가 선물처럼 맺히는 모양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