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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life of ease Sep 06. 2023

하루 한 줌(3)

))ㅣ길ㅣ((

삶의 가벼움이 나에게 와서 물었다. 이대로 괜찮은 것이냐고. 너를 외치지 않아도 괜찮은 삶이냐고. 지금까지 기다리고 때만 바라보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이 아니냐고. 너도 네 삶을 창작해야 한다고. 너는 원래 이러면 괜찮을 수 없는 존재라고 삶의 가벼움 같은 것이 내게 꾸짖었다. 삶의 가벼움에게 대답했다. 내 삶은 가볍지만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 오르막길이라서 나는 더 이상 힘을 낼 수가 없다고. 그래서 나는 이 지경으로 산다고 대답했다. 

내 삶의 시간이 흘러간다. 아니 그냥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다. 시간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모르지만 한쪽으로 계속 간다. 그럴수록 삶의 무게가 덧붙여진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되지 못하는 것은 나를 숭덩 도려내지만, 내가 그것들을 직접 내려놓는 순간에는 오히려 내 삶은 무거워져 간다. 점점 채워져간다. 나에게 이런 것들은 하루에도 몇 번 씩이나 일어나는 것이다. 매 분 매 초가 하나의 삶이 된다. 한 번 내쉬는 숨의 시간이라도 내 가슴 속 열기가 뜨거워지고 식는 것만으로 내 작은 삶의 조각들은 융합과 분열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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