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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life of ease Sep 11. 2023

하루 한 줌(4)

시선

너를 바라보았다.

내 시각세포를 타고 시신경을 지난 모든 자극이 넓은 피자 반죽처럼 펴졌다. 희게 빛나는 순백한 빛의 반죽이다. 반죽은 모든 네모난 세포벽들을 쿵쿵 부딪히고 부딪히며 나아간다. 주저없이 나아가던 자극이 꽃처럼 피어났다.


그렇게 너를 인식한다. 그렇게 너의 존재를 인식했다. 모든 소리가 걷힌다. 모든 냄새가 걷힌다. 모든 슬픔과 기쁨의 빛깔 같은 것들이 내 속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얇지만 괜찮은 암막커튼을 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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