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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life of ease Mar 27. 2024

하루 한 줌(8)

주의력을 끌어올려,

너를 보며 잠에 스르르 드는 상상을 한다.

차가운 물병을 꺼내 마시니, 물병 바깥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을 본다.

큰 마음을 먹고 샀던 비싼 스피커에서 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간지러운 등을 살살 긁는 내 손가락의 힘을 느낀다.

한 마디 한 마디 적어내려가며 생기는 키보드의 타자 소리에 집중해 본다.

자기 전 바르는 수분크림에서 나는 은은하고 달콤하면서 점도 있는 향기를 가만히 마시어 본다.

저 멀리 바깥 도로에서 들려오는 과속하는 자동차의 굉음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서 딸려오는 왠지 기분 나쁜 다리의 저림을 잠시라도 버텨본다.

머리카락의 숱들이 모여 살짝 살짝 피부를 찔러오는 간지러우면서도 뭉툭한 감촉을 느낀다.

갑자기 들려오는 멀리 화장실에서 물이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

자연스러운 것들에 집중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끊임없는 잡생각들을 멈추고,

내일 해야할 것들이 머리 속을 헤집는 그때, 갑자기 몰려오는 듯한 졸음에 다소 감사해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에 들고.. 

그렇게 끝내고... 

문장은 끝날 줄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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