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김윤신 조각가를 만나다
나는 어떤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조각을 시작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것은 그저 조각할 나무를 바라보는 것이다.
88세의 현역 조각가의 전시회를 한단 소식에 사당동에 있는 남서울 시립미술관에 가다.
오래된 건물이 있는 아름다운 마당에 나무 조각 두 점. 좋다.
초기에 한 석판화에 이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돌로 만든 조각들.
오닉스라는 오묘한 돌을 이용한 조각들은 물론 다른 조각들도 아름답다.
그리고 나무조각들, 화려한 회화까지.
작가 인터뷰 영상을 공들여 보다.
예술은 삶이고 삶은 순간이라고. 둘이 합해 하나가 되고 하나가 둘이라는 전시 주제도 그렇고, 평생을 헌신해 도달한 경지가 지극하다.
조각을 하기 전에 그저 나무를 바라본다고,
"며칠을 두고 바라보며 나무라는 존재, 그 생김새, 나무의 껍질과 속살의 차이, 나무의 결, 그리고 나무가 진통하는 소리를 듣거나 혹은 향기까지 느기려 시도한다."는 말을 새긴다.
나의 글쓰기도 이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