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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윙클, Twinkle <1>

간호사, 웨딩플래너, 사업가를 거쳐 작가에 도전하기까지

by Soy

나는 현재 교육업을 하고 있는 30대 ‘아줌마’이다.

얼마 전 출산을 했는데 아이가 주는 행복감이 말도 못 할 정도로 크기에 스스로 ‘아줌마’라고 칭하는 상황이 자랑스러울 지경.

출산을 하고 처음으로 일을 쉬며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나의 짧은 30년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 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로 일을 하다가, 웨딩 업계에 잠시 발을 담갔다가, 현재는 교육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시도해보지 못했네, 그래도 즐거울 수 있어!’ 싶어

더 늦기 전에 즐거운 일상을 나눠보려 한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교육 사업은 바로 사교육이다. 소위 ‘국영수과’를 가르치는 입시 학원을 운영 중인데, 재원생들과 학업 및 진로 상담을 할 때 나는 줄곧 대학의 어느 ‘학과’를 희망하는지 묻는다. 동시에 ‘인생에 전공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데..’ 생각한다.

모순 그 자체.

대학을 잘 보내기 위해 강좌를 추천하고, 고득점이 인생에 필수인 것처럼 얘기하면서 나 조차도 전공을 살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인생이란 예측불허한 편이라 더 재밌을 수도.


18살에 간절히 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남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꿈꿨던 건 가수. 단순히 공부가 싫어서 찾은 대안책이 아닌, 하루 종일 노래만 할 수도 있을 만큼 진심이었다.

하지만 주위의 반대 사유에, 나도 얼레벌레 납득을 한 것 같다. 그 이후로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하여 그냥저냥 취업이 잘되는 간호학을 전공했다.


꿈이 없어 그냥 선택했던 전공, 도망치듯 간호사를 관둔 나의 돈벌이 수단이었던 웨딩플래너, 돌고 돌아 부모님이 하시던 교육 사업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자니 앞으로 나의 길은 또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해졌다.


아기를 낳아보니 열심히 육아하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소중한 시간들을 의미 없이 낭비해도 될 여유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건강하고 젊던 엄마, 아빠가 나의 출산으로 인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나니 ‘삶’이 더 짧게 느껴졌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재밌게 살아야겠다.

이 글을 이어서 쓰는 것은, 이제 와 새로운 꿈을 찾기 위함은 아니다. 일상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순간들을 기록하고 삶을 더 찬란하게 기억하기 위함이다.


너무 심오하게만은 살고 싶지 않은 이들이 그저 남의 일기장 보듯 재밌게 봐주면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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