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근 후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년간 로고디자인 서비스를 온라인상에서 판매를 한 경험이 있고 현재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정말 다양한 대표님들과 일을 진행했는데 개중에는 소위말하는 'So Cool'이신 분들도 있고 완전히 까다로우신 분들도 있었고 그 중간 지점이신 분들도 있었다.
쏘쿨이신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면 작업은 수월하고 금방 끝나지만, 수정을 계속해서 요구하시는 깐깐하신 분들은 일도 너무 힘들고 사람을 쉽게 지치게 한다.
"저는 좀 깐깐한 편이에요. 잘 부탁드려요."
뷰티미용업종의 대표님과 작업할 때의 이야기이다. 대표님은 결제를 진행하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처음부터 이렇게 말씀이라도 해주시면 작업하는 나도 디자인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기도 한다. (작업 퀄리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마치 선생님에게 숙제 검사를 받는 학생과 같은 마음가짐이 생긴달까.
하지만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본인의 '깐깐함'을 걱정했던 나의 우려와는 달리 1차시 안에서 수정이 없이 통과되었다. 내가 판매하고 있는 로고디자인 서비스는 금액대별로 수정 횟수가 정해져 있다. 정해져 있는 수정 횟수를 소진하지 않고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 하셨다.
이럴 땐 정말 기분이 좋다. 내 디자인이 인정받은 기분과 함께 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정적 여유로움(이후 작업들을 빠르게 작업할 수 있는)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통상적으로 최종작업물이 전달된 건에 대해서 다시 수정을 요구할 경우에는 수정비용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처음 의뢰를 받을 때 수정까지 감안하여 스케줄을 짜는데 완료된 건은 작업리스트에서 당연히 배제되고 이후 작업들이 순차적으로 바로 진행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로고디자인 비용 자체에도 수정까지 고려한 금액이 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작업을 진행할 당시 '수정'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정 횟수가 있음에도 사용하지 않았으니) 작업이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그 '수정 횟수'를 소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표님들이 정말 많다.
이 대표님도 그러하였다.
"제가 수정 횟수를 한 번도 소진하지 않았는데도 또 돈을 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