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2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았어!

by MSG윤결






요즘 김창옥 선생님의 책을 읽는 날이 많아졌다.

거칠고 메마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흙먼지 가득했던 내 마음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원래 나는 책을 참 좋아한다. 오래된 책일수록 그 속에 배어 있는 특유의 종이 향이 있다.

나는 그 향기가 좋아 오래된 서점에 발걸음을 옮기곤 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 읽기 말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포기하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러던 중 김창옥 선생님의 책에서 이런 문구를 발견했다.



문득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내가 좋아하는 걸 해보세요.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면 그동안 내가 어떤 곳에 돈과 시간을 제일 많이 썼는지 살펴보세요. 딱히 돈이 되지도 않는데 시간을 들여 그걸 계속하고, 심지어 돈도 쓰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좋아하는 겁니다.



그 문장을 읽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순간, 무릎을 탁 쳤다!


"맞아! 우리는 강원도를 좋아하는 거였어!"


생각해 보니 쉬는 날마다 우리는 강원도 고성에 있는 절을 찾았고,

드라이브 삼아 인제, 양양, 속초, 고성을 숱하게 오갔다.

특별한 목적도 없이,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닌데 그곳으로 향했던 시간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었다.


그러다 작은 꿈 하나를 품게 되었다.


“난 꼭 시골로 가서 귀촌할 거야.”


귀촌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물어본다.


“시골 가서 뭐 하고 살려고?”


하지만 내 머릿속엔 하고 싶은 일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

농사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고, 나만의 작은 텃밭을 일궈 계절마다 과실나무를 키우는 방법도 익히고 싶다.

내 손으로 가꾼 작고 소중한 과수원, 그리고 동네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는 작은 카페까지.

생각해 보면 귀촌은 심심할 틈 없이 할 일이 넘쳐나는 바쁜 삶이었다.


“그래, 그럼 생각해 둔 곳은 있어?”


“나는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으면 좋겠어. 그러면서도 산이 아주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고….”


내 대답에 돌아온 반응은 명쾌했다.


“뭐야! 그럼 딱 고성이나 속초, 양양이네!”


맞다. 어쩌면 내가 그토록 돈과 시간을 들여 드라이브를 가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고성의 절을 찾았던 건 우연이 아니었나 보다. 내가 정말 살고 싶은 곳, 내 꿈이 머물 자리는 이미 강원도 고성과 속초, 그리고 양양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렇게 목적지를 정하고 나니, 이제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너무 먼 미래보다는 손에 닿을 듯한 목표부터 하나씩 세워보기로 했다.


"일단 2, 3년 안에는 5도 2촌(5일은 도시, 2일은 시골) 생활부터 시작해 볼 거야!"

"그리고 5년 안에는 반드시 시골로 완전히 귀촌할 거야!"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소문 아닌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말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또 얼마나 강한지 믿는다.

내가 뱉은 말이 씨앗이 되어 결국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줄 것을 알기에,

나는 굳이 굳이 더 큰 소리로 떠들고 다닌다. 나는 꼭 강원도로 귀촌할 것이라고


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잠깐이라도 참 행복감을 느낀다.


나의 귀촌의 꿈은 김창옥 선생님이 한몫을 한듯하다.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꼭 말할 거다.


꿈을 꾸게 해 주어서, 좋아하는 걸 찾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전에 엄마아빠한테 감사해야지

들풀도, 들나물도, 산야초도 엄마아빠 덕분에

부지런히 따러 다니신 덕분아닐까도 싶다.

시골이 항상 익숙하게 만들어주셔서 말이다.


난 아직 시골이 아닌 현실에 있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시골로 갈 거라고 오늘도 소문내본다.




-윤결

화, 수,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