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작 Feb 13. 2023

한번 더, 산으로

인간에게도 관성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일까.

자꾸 돌아가려고 한다.

예전의 나로.


상황이 어려워지고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니 끝도 없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며칠간 불안한 일들이 엄습해 왔다.

업무 핑퐁이 있었고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찝찝한 상황이 되니 마음이 불안하다.


곧이어 새로 채용될 직원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까지 들은 오늘.

갑자기 숨이 턱 막히고 앞날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이 나를 조금씩 집어삼키고 있었다.

이러다 또 부정적인 생각이 온몸을 잠식해 버릴 것만 같았다.



이럴 땐 몸을 움직여야 한다. 모처럼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 순간이었다.



퇴근 후 겹겹이 쌓인 걱정을 어깨에 둘러맨 채 산으로 향했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찬 것처럼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다.

그럼에도 닥치고 산을 올랐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무작정 오르고 또 올랐다.


타고나길 집요한 놈인지 요란한 정신은 산을 오르면서도 쉬지 않았다.

그럴수록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내뱉는 숨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그러자 점차 생각도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정상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

까마득해 보이는 마을은 한없이 평온해 보였다.

며칠 전 산에 올랐을 때도 같은 풍경이었다.

나의 마음도 이 풍경처럼 한결같을 수는 없을까.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하며 고요한 풍경을 한참 동안 눈에 담고서야 산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마음이 어지러운 날엔 가끔 이렇게 산에 올라야겠다.

언제나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산 위에서, 평온하고 고요한 마을을 바라보며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나를 다독일 것이다.

결코 그때의 내가 되어 불안 속에서 속절없이 흔들리지 않을 테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쉬이 잠들지 못했을것이다.

글을 쓰며 오늘의 걱정과 불안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 마음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