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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꾸준히 배우네"

by 삼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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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피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1년 조금 넘었네요.

피아노를 배우려고 학원을 찾아봤는데 우연히 바로 근처에 학원이 있어 찾아갔었죠.

선생님이 친절하시고 자세하게 가르쳐주셔서 배우던 게 벌써 1년이 됐네요.


처음에는 금방 배울 줄 알았습니다.

다른 악기랑 다르게 누르면 소리가 나니까 비교적 쉬울 줄 알았죠.

웬걸, 곡 하나 제대로 치는데도 몇 달이 걸리더군요.

1년이 지났지만 완곡할 수 있는 곡은 몇 개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힘조절이 완벽하지 않아요.


며칠 전 오랜만에 아는 형과 만났습니다.

10년도 더 된 인연입니다.

취업프로그램에서 만났는데 취미나 성향이 같아 친해졌었죠.

둘 다 락을 좋아했거든요.

형은 20대 초반에 일본에서 락밴드 활동도 했었다고 합니다.

미용일을 하다가 지금은 두피관리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피아노를 계속 배우고 있다니까 형이 한 마디 하더군요.

"피아노, 꾸준하게 배우네?"

저는 피아노를 평생 취미로 가져갈 생각을 했기 때문에 꾸준히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일주일마다 한 번 레슨을 가고, 하루에 한 시간 연습하는 게 당연했죠.

그게 형의 눈에는 꾸준히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나 봅니다.


처음 피아노를 배울 땐 좌절도 많이 했었죠.

악보를 읽기도 힘들고 허리도 아프고 연습해도 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음표 투성이 악보를 볼 때마다 압도되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죽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건 잘 못하기 때문에 매일 한 시간씩 꾸준히 연습했습니다.


학습을 한 후 잠을 자면 뇌가 습득을 더 잘한다고 했던가요.

매일 연습을 하니 희한하게 오늘은 어제보다 잘 치게 됩니다.

어떻게 연습을 하든 조금씩 실력이 늡니다.

음표도 외워지고 손이 빠르게 움직여집니다.

어느새 한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죠.


피아노를 배우면서 도전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좋은 대학, 직장을 가고 싶다, 자격증을 따고 싶다, 연애를 하고 싶다, 여러 목표가 있죠.

성공적인 결과만 생각하고 급하게 무엇을 하려고 하면 잘 안 됩니다.

기초부터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죠.


피아노는 양손 악기입니다.

악보가 어려우면 오른손부터 시작합니다.

음표가 많으면 천천히 칩니다.

익숙해지면 왼손도 치고 속도도 빠르게 쳐봅니다.


세상의 다른 것도 이와 동일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걸어가기 시작했다가 점점 보폭이 커져서 결국 원하는 곳에 도착하게 되는 겁니다.

중요한 건 꾸준히 도전하는 거죠. 계속 걸어야 합니다.

서울대를 가겠다는 목표보다는 오늘, 내일, 모레 꾸준히 영어단어 10개를 외우는 데 집중하는 게 낫죠.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저와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닐 텐데요.

저는 여러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실패가 더 많은 것 같은 도전을요.

어떤 건 1년 가까이, 어떤 건 2주 정도 되었습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깨달았던 것,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계속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그중의 하나죠.

읽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의 생각을 나름대로 펼치는 거죠.

글 솜씨가 미천해 죄송할 따름입니다만, 저에겐 이게 최선입니다.

더 잘 쓸 수가 없어요.


앞으로도 감안하고 읽어주십시오.

대신 꾸준히 쓰겠습니다.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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