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자주 가시나요?
저는 여행을 거의 안 갑니다.
다른 곳에 가서 멋진 광경을 봐도 아무런 느낌이 없어요.
차라리 그 돈으로 투자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해외는 물론 국내도 잘 안 돌아다닙니다.
완전한 집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행을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가야 할 이유가 없을 뿐이죠.
만약 제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을 때, 가족이 원한다면 여행을 갈 의향이 있습니다.
너무 자주는 말고요.
저에게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엊그제 전 직장동료 4명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여행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1박 2일 동안 숙소 잡고 놀았다는 게 맞겠네요.
저는 일을 하고 있지 않아 시간을 낼 수 있었고, 전 직장동료들은 4시에 퇴근을 해서 같이 만나 장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장을 보러 마트 두 곳을 갔네요.
처음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갔는데 죄다 대량으로 팔더군요.
고기는 대용량으로 사서 좋았는데 나머지는 그만큼 필요하지 않아서 롯데마트로 이동했습니다.
물, 라면, 쌈장, 과자를 사고 숙소로 체크인을 했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곳이었는데 딱 필요한 만큼의 공간과 침대가 있어 좋았습니다.
저렴하기도 했고요.
저희는 숙소에 짐을 놓고 바베큐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자리를 잡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고 준비해 온 김치, 된장국, 밥과 같이 먹었습니다.
고기를 먹으면서 이야기하다 자리를 치우고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영화 한 편을 봤네요.
시카리오라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관련 영화인데 재밌었습니다.
다들 나이가 30대 후반이라 피곤했는지 씻고 자러 갔습니다.
저와 한 친구만 남아서 2시 정도까지 이야기를 하다 잠을 잤습니다.
잠이 깨서 보니 다음날 오전 7시더라고요.
전날 조금 남은 항정살을 굽고 라면을 끓였습니다.
남은 햇반으로 밥을 말아먹기도 했고요.
아침에 시간이 좀 남아 근처를 걸었습니다.
바다를 보려고 했는데 물이 빠져서 갯벌 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조금 걷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여행이라고 하기엔 특별하지 않죠?
거리도 가까운 곳이었어요.
평범했지만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다음에는 일본이나 제주도를 가자며 이야기하기도 했네요.
그냥 밥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편안하고 재밌었습니다.
특별히 해외를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재밌었어요.
다음에도 이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적고 가까운 곳을 가도 되니 쉽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친한 다른 사람들과도 이런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