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연말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된 가게도 있고, 캐럴이 나오기도 하더군요.
엊그제까지 더워서 반팔을 입고 다녔는데 어느샌가 겨울옷을 꺼내 입고 있습니다.
수능날도 지났고요.
연말이 다가오니 올해 어떻게 지냈는지 반추를 해보게 됩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특별히 생각할 게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의 8시간을 자고, 8시간을 일하고, 나머지 시간만 자유시간인 셈이니까요.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으면 행복할 텐데요.
그게 어렵습니다.
남이 나한테 잘해준 것은 기억나지 않고 남이 나에게 못해준 것만 기억납니다.
내가 성공한 것은 기억나지 않고 실패한 것만 기억납니다.
칭찬보다는 질책이, 행복보다는 슬픔이 기억에 남아있죠.
좋은 것들은 이루어지고 나면 당연해지거든요.
월 300만 원만 벌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하다가도 300만 원을 벌게 되면 400만 원을 벌고 싶어 집니다.
400만 원을 벌면 500만 원을 벌고 싶어 지고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딱 알맞죠.
저는 올해 2월까지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자격증 공부, 블로그 운영, 피아노 배우기, 운동, 다양하게 도전했습니다. 원래 하던 독서도 꾸준히 했고요.
이렇게 말하면 '갓생'을 산 것처럼 보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 바쁘게 산 것처럼 보이잖아요.
사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격증을 위해 전업으로 공부했지만 시험을 잘 못 봤습니다.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부터 지금까지 지원한 채용 공고는 100% 불합격했습니다.
서류합격을 한 것도 몇 개 없습니다.
경력 탓인지, 나이 탓인지 서류합격조차 힘들더군요.
연말이라고 생각하며 올해 해 온 것들을 살펴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자격증을 따지 못했다면, 이건 올해 실패 리스트로 들어가야 되는 걸까?
만약 올해 취업을 하지 못한다면, 이건 올해 실패 리스트로 들어가야 되는 걸까?
방송을 보면 사람의 인생사가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무언가에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다른 걸 했는데 그게 평생 직업이 되었다든지,
원래 하려던 게 없어져서 못하게 되었는데 누군가의 소개로 일을 시작했다든지.
정말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풀릴지 알 수가 없죠.
제가 자격증 취득을 실패해서, 취업이 안 돼서 무언가에 또 도전했는데 그게 잘 된다면?
저는 올해 이 두 가지를 실패로 정의해야 할까요?
결과에 따라 성공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실패를 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저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현재 하루 방문자가 5천 명 정도 됩니다.
광고비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잘 키웠다고 볼만하죠?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블로그에 도전할 생각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물론 시간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지만, 간절함과 의지가 부족했을 겁니다.
시간이 더 지나 12월이 되면 모두 올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겠죠.
이때 단순하게 성공과 실패를 정의하기보다는 내가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내가 달성하려고 했으나 하지 못한 일이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나이가 들수록 강하게 공감하는 그 말.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