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뭔가를 아무리 잘해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어요.
놀랍게도 나보다 뭘 못하는 사람은 잘 안 보입니다.
사실 많은데 기억이 나지 않거나 숨어있는 거죠.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니까요.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 콤플렉스를 보여주지 않으니까요.
올해가 거의 지나갑니다.
다음 주면 벌써 12월이네요.
2024년은 저에게 혹독한 1년이었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리스트로 만들면 실패가 10배는 더 많은 것 같은 한 해였습니다.
아직 12월이 남았으니 대반전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멘털이 강해도 실패와 좌절이 누적되면 힘이 빠집니다.
특히 여러 개의 작고 큰 실패들이 중첩되어 나를 누르면 그냥 밟혀서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죠.
잠시 1초의 시간 동안 죽으면 모든 게 편해질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실행은 안 하겠지만 생각이 스치는 건 사실입니다.
오늘은 피아노 학원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새로운 곡을 배우고 있는데 잘 안 되더군요.
선생님이 설명을 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일은 안 하고 있는데 피아노를 배우는 게 사치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레슨도중에 저도 모르게 큰 한숨을 쉬었나 봅니다.
레슨이 끝나고 선생님이 연습하면 될 거라고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중간에 큰 한숨을 쉬어서 걱정되었나 봐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피아노 외에 다른 실패들을 생각했습니다.
자격증 시험을 망친 것, 일을 구하지 못한 것, 블로그 인플루언서가 되지 못한 것, 사랑하는 사람을 찾지 못한 것, 스마트스토어 시작 후 한 달간 한 개의 물건도 팔지 못한 것, 투자 수익률을 더 높이지 못한 것, 누구는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온갖 실패들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이것 말고도 많지만 차마 공개를 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어서 말하기가 어렵네요.
아무래도 일을 구하지 못한 게 가장 컸습니다.
집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지만 성과는 없고 지원하는 공고는 전부 불합격했으니까요.
서류 불합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울한 기분을 누르고 평소 하던 대로 글을 쓰고, 작업을 하다가 어머니와 어머니의 지인, 그리고 저까지 3명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머니의 지인은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신데 오랜만에 밥을 사주 시겠다며 고깃집을 데려가셨어요.
오늘 처음으로 육사시미라는 걸 먹어봤습니다.
육회와 비슷한데 양념이 안 되어있더군요.
채끝살도 먹고.. 비싼 고기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기는 맛있게 먹었지만 우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아 어머니에게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하는 것마다 잘 안 되는 것 같다고요.
어머니는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좌절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인데 왠지 힘이 나더군요.
아마 제가 제 심정을 털어놨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밤늦게 카톡이 도착했습니다.
제가 걱정되셨나 봐요.
어머니의 위로를 받고 저는 객관적으로 제 감정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제 답답함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게 필요하 해 보였습니다.
친구를 만나 우울감을 호소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가 그 정도는 도와줄 겁니다.
저는 하는 일마다 잘 안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기로 결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