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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착한여성들 Dec 13. 2024

20대의 <무한도전> 정상 운영합니다

체이 작가


  직장인 여러분, 정말 안녕들하신가요? 사회의 맛을 본 지 이제 막 6개월을 넘긴 저는, 마냥 안녕하진 않습니다. 직장은 학교보다도 훨씬 다이나믹하더군요? 하루하루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때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와... 정말 콘텐츠가 끊이지를 않네’ 라구요. 


 내 인생은... 콘텐츠에 끝이 없다. 동시에 ‘즐거움에는 끝이 없다’는 어느 방송사의 대표 문구를 떠올립니다. 끝없는 즐거움이란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요. 그렇지만 인생에서는 즐거운 콘텐츠만 이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즐거움과 더불어 괴로운 콘텐츠도 끝이 없다는 사실은 별로 알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죠.... 

 

 이렇게 콘텐츠가 생기는 시점부터 시작되는 의식의 흐름을 넋놓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5시 30분. 퇴근 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곧바로 퇴근할까요? 양심과 충동이 갈등합니다. 



 ‘딴생각 실컷 해놓고 이렇게 간다고? 아직 일도 안 끝났잖아?’ vs. ‘그냥 받은 만큼만 일하고 싶은데? 나 MZ잖아 ㅋㅋ’
 


 그래도 언제나 양심이 이깁니다. 아직까지는요.


 미디어에 나오는 허상의 MZ사원이 되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그날 할 일을 다 끝내지 않으면 집에서도 생각나서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하는 성정까지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룰 수가 없다는 거예요. 내일 출근하면 새로 해야 할 일이 또 한 바가지 쌓여 있을 테니까요. 여기서 충동을 따라 봤자 엔딩은 스불재의 악순환이 될 거라는 것을 너무나 일찍 깨달아 버렸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사실 또한 별로 알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야근을 안 하고 싶다면, 업무 중에 딴생각을 하지 않으면 될 일입니다. 저도 알고는 있지만, 이게 참 힘들더라구요. 업무 시간에는 업무에 집중이 안 된다. 그래서 딴생각을 종종 하고, 야근을 택한다. 일하면서 생긴 이상한 버릇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직장인 여러분께서는 이런 제 이상행동을 십분 이해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다들 그럴 때 있잖아요? 절대 일이 없어서 딴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 일을 하자면 끝도 없지만, 그냥 그 사이사이에 틈을 내서 딴생각을 하는 거지요. 


 그렇게 딴생각하느라 다 못 끝낸 일을 뒤늦게 처리하다 보면, 자동으로 야근 확정.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이렇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칼퇴라는 단어는 손으로 쥔 모래알과 같아요. 있었는데? 없어요. 아니, 그냥 없어요. 


 그래도 칼퇴를 잃은 대신 콘텐츠를 마구마구 만들어 냈잖아요. 무궁무진한 딴생각 콘텐츠부터 야근 콘텐츠, 그리고 이 콘텐츠들을 엮어서 만들어 내는 지금의 글 콘텐츠까지. 이거면 됐습니다. 저 정말 괜찮아요. 하하.     






 글쓰기를 손에서 떠나보낸 1년 동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제 일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따지고 보자면 저라는 사람 자체는 변한 게 없는 것 같지만, 주변 환경이 달라지다 보니 이 변화에 따라 생기는 콘텐츠도 더러 있었습니다. TV에서 나오던 <무한도전>은 종영한 지 오래인데, 어째서 저의 무한도전은 끝날 생각이 없는 걸까요? 



 지금 생각나는 큼직한 콘텐츠들만 말씀드려도 대충 이렇습니다.     



 1. 왕고에서 다시 막내로 (더 큰 사회에 도전!)


 학교에서는 말이야, 같이 다니는 친구들 무리에서는 내가 제일 나이도 많고 사회생활 경험도 많아서 ‘언니’ 포지션에 있었는데 말이야.... 졸업 후 더 큰 사회로 나오니 모두가 저를 다시 ‘아기’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신입생이 된 기분, 나쁘지 않던걸요? 



2. 퇴근하고 공부하는 직장인들 정말 멋진 것 같아.... (새로운 분야에 도전!!)


 -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무모하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언제나 마음속에 ‘다능인’의 꿈을 지니고 있었기에 전공 하나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공부와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생각보다 배울 만한, 그리고 배워야 할 부분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더군요. 그래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금도, 결국 공부를 놓지 못했습니다.   


   

3. 건강할 결심 (내 몸 살리기에 도전....)


 정말 이상하죠. 고작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이제 저는 겨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무조건 텀블러와 티백, 따뜻한 물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요, 주5일 외식으로 뒤집어진 피부와 위장 때문에 청소년기에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여드름 케어 제품을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구경하지를 않나, 난데없이 ‘샐러드와 친해지길 바라!’ 콘텐츠까지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니터와 친해지다 못해 곧 화면 속으로 들어갈 것 같은 거북목까지 소유하고 있는 저,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괜찮은 듯 괜찮지 않은 저의 첫 사회생활, 과연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걸까요? 


 사회 ‘쪼렙’인 저로서는 인생게임의 연습판이 끝나고, 이제야 막 실전으로 들어온 기분입니다. 


 TV 프로그램으로 친다면 아마 3화쯤 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예능에서는 파일럿 회차를 이제 막 끝낸 후 공식 방송으로 자리잡는 시점이고, 드라마에서도 보통 주인공의 어린 시절은 2화 분량으로 짧게 스킵되기 마련이니까요. ‘진짜’ 콘텐츠는 지금부터인 거죠. 우와, 어릴 적 <무한도전> 영상과 함께 자란 무도키즈가 이제 스스로의 무한도전을 만들어 나가고 있네요!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저의 시청자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저의 무한도전도 오래오래 이어져 여러분에게, 그리고 훗날 저에게도 웃음을 주는 기록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이건 제가 도전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래서 꿋꿋이, 오늘도 오늘에 도전합니다.     

 


 그럼, 이제 3화 시작합니다.



 두 눈 크게 뜨고 집중할 타이밍이에요!     





작가 체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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