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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아 Nov 30. 2023

찢어진 일기장

24. 이런 삶도 삶인 걸까


 나쁜 기억은 자꾸 나를 찾아와. 그만할 법도 한데 도통 나를 붙잡고 놔주질 않아. 늪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댈수록 내 몸을 밑으로 가라앉아.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나를 갉아먹어. 발을 빼내고 싶어서 네 이름을 외쳐보지만 돌아오는 소리는 없고 나는 여기서 무슨 선택을 해야 할까. 나는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은 왜 계속 나를 쫓아다니는지 알 길이 없어. 대체 뭘 바라는 거야? 정답 문제 위에 서 있는 나는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나만 버림받은 기분이야. 이런 삶도 삶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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