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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자가에 비영리단체 다니는 김 팀장 이야기

<아무튼, 비영리>를 시작하며

by 마감인간

*제목은 드라마<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변형했습니다.



얼마 전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현실 고증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많던데, 판타지보다 현실 고증이 드라마 흥행 요건이 되었나 보다.

'대리 만족'보다 '대리 현실'이 크게 회자될 만큼 사회는 각박해지고,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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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나의 현실 고증 이야기는 좀체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는 대기업에 다니지 않는다.

비영리단체에 다니는 김 팀장이다.

돈이 돈을 버는 영리기업이 아닌

비영리단체에서 일한다.

소위 비영리 소기업 정도에 해당하겠지.

<좋좋소>처럼 중소기업이 주목받은 적이 있지만

비영리단체, 비영리기업은 이야깃거리에도 오르지 않는다.

사단법인, 재단법인, 비영리민간단체..알고 보면 곳곳에 많다.


비영리단체 등록 통계를 살펴보니 2024년 기준 13,937개(지표누리 e-나라지표)

워낙 소규모가 많으니까 단체 당 2~3인으로 어림 잡아도 2만 7천 명에서 4만 명가량이다.

이들은 어떤 생각과 목소리를 갖고 살아가는 걸까.


비영리단체에서 표방하는 가치나 일의 의미를 담은 책들은 종종 눈에 띄었지만

비영리 업계에 발을 들인 뒤로 비영리 '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리나 비영리나 회사생활이라는 게 비슷하겠지만,

비영리단체에서 일한 지 이런저런 경력을 합하면 10년이 넘었다.

지난 십 년 세월, 내가 발 디딘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생애주기가 흐를수록 맞닥뜨리는 비영리와 나의 삶 간의 갈등, 고민, 모순 등이 선명해지고 있다.

물질과 정신의 충돌이다.

나와 비슷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었고

가치와 신념으로만 나의 생활을 꾸려가던 게 자꾸만 어긋나기 시작했다.

현재의 나는 나의 일에 대해 비관적이고, 회의적이고, 반항심이 가득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 라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지만

어쩌면 멀리서 기록하기 좋은 시기라고 애써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아무튼, 비영리 - 수도권 자가에 비영리단체에 다니는 김 팀장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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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