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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무 May 31. 2024

<야옹시의 비밀글방> 5월 모임 돌아보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에너지가 마음 속에 있는 건 큰 축복'


연휴가 많은 5월은 유독 특별한 느낌입니다. 5월의 야옹글방도 왠지 특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상을 이리저리 바쁘게 지내다 보니 이번 달 질문지도 여느 달과 다름 없이 평범했습니다. 부끄러운 질문지를 들고 5월의 마지막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한평책빵으로 향했습니다.


5월은 특별한 달이 맞는 거 같습니다. 이번 야옹글방 모임엔 기대치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한 부부 참가자였습니다. '한평책빵'이라는 독특한 이름에 이끌려 야옹글방까지 발견하셨다고 했습니다. 매달 참가자를 모으는 게 어려워 홍보방법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좋은 인연이 닿았습니다.  



이번 모임도 한달 간의 고민과 생각, 추억들로 글을 지었습니다. 처음 야옹글방에 참가한 A님은 일을 그만둔 이후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아침에는 동심을 발견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유치원에서 돌봄 교사 활동을 하십니다. 혼자 있을 땐 상담 공부를 하기도 하고요. 형제자매들과도 통화를 하며 일상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어느 날은 큰언니와 긴 통화를 했는데, 큰언니는 '자기 마음의 어려움을 들어주어서 그날 밤 좋은 꿈을 꾸었다'며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할 에너지가 마음 속에 있는 건 큰 축복'이라며 글을 마무리 했습니다. A님의 글을 듣고 '내 마음에도 누군가를 사랑할 에너지가 남아 있나?' 싶어 괜스레 멋쩍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A님과 참가한 B님의 이야기입니다. '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들려주셨습니다. 요즘 '나'에 대한 고민이 깊은 시기를 보내고 계셨습니다. 나는 나인지, 나는 누구인지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겉으로 보이는 나에 대해 천천히 살펴보았습니다. 글 속 B님의 이야기를 보며 고민이 깊어지고 불안감이 올라올수록 책을 통해 내면의 고민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글방지기의 스페셜 게스트 동기 K도 자리를 함께해 주었습니다. K는 5월이 "평범함을 깨달은" 달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오히려 직장에서 갈등을 빚은 게 아닐까라는 이야기였죠. K의 글은 솔직하고, 재치가 군데군데 나타나 계속 읽고 싶어 진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회원들과 나누는 글 속에 직장에서의 갈등, 업무 능력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요즘 느끼는 외로운 감정까지 감추지 않았습니다. K의 글을 읽고, 평소 내가 '인생은 고통이다'라고 여기는 이유가 내 삶은 특별하고, 특별해야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짧은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달 참석해 주시는 느긋한몽상가님의 이야기입니다. 5월에 자녀들과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보고 떠오른 생각으로 글을 지어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되돌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을까? 라는 질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가족사진을 찍던 날을 떠올렸습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이후 긴 시간 동안 아버지가 여러 모습으로 꿈 속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상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을 처절하게 느낀 글이었습니다.


5월에도 용기를 가지고 글을 지어주신 회원들 덕에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이 풍성해졌습니다. 6월 모임을 할 때는 올해의 딱 중간에 머무르고 있겠네요. 그동안 우리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추억들이 떠오를까요? 아직 5월이 마무리되지 않아 글방지기는 회고글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6월의 기대도 담아 회고글을 얼른 나눠볼게요. 예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야옹시의 비밀글방>이 궁금해요!


- <야옹시의 비밀글방>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한평책빵과 리무의 서재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글쓰기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텍스트에 몰입하는 문화를 만드는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유익한 커뮤니티를 운영합니다.
- 2024년에는 <열 달 아카이빙: 월간 회고글 쓰기>를 진행합니다.
-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고 고치며 자신의 습작을 꾸준히 쌓아가는 활동입니다.
- 모임은 한평책빵에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에 열립니다.(변동가능)
- 회원들이 본인의 글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당분간 소수정예(6인)로만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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