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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캐스트 Jun 03. 2024

임신을 알고 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Part2. 임신 초에 이렇게 할 게 많다고요..?

"삐빅ㅡ 당신은 임산부입니다."


단순히 임신 사실을 확인하러 병원에 갔던 날, 그날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 같기도 하다.


임신 사실 그 자체도 온전히 받아들이기 벅찬데 병원에서는 친절히도 그런 나를 몰아붙였다. 이것 먼저 상담하시고 이것도 만드셔야 되고 저것은 제출용으로 갖고 계시고 등등등. 이것저것 해야 될 것들에 대해 경주마에 채찍질하듯 한꺼번에 듣고 나니 그날 하루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일단 책을 사 오자!




병원에서 해준 얘기들 대부분을 흘려 들어서인지 정신을 차린 다음날,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인터넷, 유튜브에 검색해 보자니 광고들이 너무 많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의견이라 그리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에 가는 것.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발견

일단 책은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공식적으로 나온 지침들이라 믿을 수 있는 정보이자 특히 나 같은 초보자에게는 이런 사전적인 기본적인 정보들이 필요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집필했다고 하니 더더욱 신뢰가 갔다.



야무지게 형광펜도 사왔당..!

혹자는 유튜브에도 있는 내용을 왜 굳이 책으로 보는가 의아할 수도 있지만 밑줄 그으며 배우던 세대라 그런지 너무 잘 샀다고 생각했다. 생각지 못한 병원 선택법이나 보건소 활용법, 초음파 보는 방법 등 꽤나 유용한 정보들이 많다. 그중 제일 도움이 된 것은 주수별 변화이다. 아이와 엄마 몸의 변화를 주수별로 알 수 있어 주차가 지날수록 참 유용했다.





가족에게도 아직 안 알렸는데
회사에 먼저 알려야 한다니..



그 다음 한 일은 회사에 임산부 단축근무를 신청하는 것이었다. 근데 조금 이상하다. 가족한테도 아직 알리지 않았는데 회사에 먼저 알려야 한다니..?


임산부 단축근무
: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의 여성 근로자는 1일 2시간의 근로 단축 신청 가능


초산이기도 하고 너무 극초기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족에게는 안정기쯤에 알릴 참이었는데...

그러나 초기 임산부는 12주까지만 단축근무가 가능한 것을 보고 고민 없이 회사에 알려 신청했다.


6주 차에 신청했으니 6주 간은 2시간 일찍 퇴근하게 되었다. 재밌는 사실은, 단축근무를 시작한 지 일주일 후 방문한 병원에서 공교롭게도 출산예정일이 당겨졌다. 태아 크기를 보니 6주 차가 아니라 8주 차라는 것. 임신 확인서를 받던 때 알았더라면 2주를 더 못 쉴뻔했다. 벌써부터 효자 노릇을 하다니 앙큼한 것!






공식 임산부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보건소 방문하기!

지역 보건소 방문 시, 공식 임산부로서의 등록과 각종 지원물품을 받을 수 있다. 준비물은 신분증과 임신사실 확인서.


이때만 해도 무적뱃지일 줄 알았지..


임산부 등록과 동시에 지하철 한 켠에 그림으로만 보던 뱃지를 받았다. 차 운전하냐고 여쭈셔서 지금만 생각하고 안 한다고 답했는데 집에 와 생각해 보니 차에 붙일 임산부 스티커를 받지 못했다. 다음 방문 때 다시 받으러 가야지..!


동시에 엽산과 철분제도 받았다. 엽산은 14주까지 매일 1알, 철분제는 16주 차부터 먹으면 된다. 이 엽산도 어떤 사람은 안 맞아서 바꾼다는데 다행히 나는 별 탈 없이 지금까지 먹고 있다.

생각 못한 추가 선물은 임신축하금이었다. 내가 사는 경기도 00시에서는 임신축하금 10만 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지자체별로 다를 수 있으니 관할 지역의 혜택을 꼭 찾아보시길!






(누구 코에 붙이냐만)
100만 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임신 초기에 해야 할 일은 국민행복카드 발급받기이다. 국민행복카드는 바우처 형태의 100만 원 지원금으로, 병원 및 약국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처음 병원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했을 때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하고 가라는 안내를 받았었다. 그땐 뭐가 뭔지 모를 때라 상담석에 앉았으나 점점 영업처럼 느껴지는 내용에 더 알아보겠다며 자리를 일어났었다.


아니나 다를까 당시 상담 때에는 현대, 롯데, 삼성에서만 만들 수 있다고 설명 들었으나 인터넷에서 알아보니 훨씬 많은 카드사에서 만들 수 있었다. 특정 카드사에서 나온 영업직원이 병원에 상주하고 있을 줄이야.

다만, 건강보험공단에 임신사실 확인서를 전송해 주는 것은 상담해 주시던 분이 진행해 주셨다. 개별로 제출하려면 번거로우니 병원에 있는 상담사분을 이용하여 공단 측에 신청하는 것까지만 진행해 보길 추천드린다.


지금은 주거래은행에서 국민행복카드를 만들어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초기에 검사할 게 많아 한 번 방문할 때 20만 원은 우습게 들어서 사실 100만 원이 많은 지원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감사히 쓰겠습니다..!






그나마 작성한 투두리스트..

임신 후 해야 될 게 이렇게나 많다니 정말 놀라웠고 현재도 계속 놀라는 중이다. 파워 J 성향임에도 너무나도 무지한 분야에서 해야 할 일과 계획을 짜려니 도통 머리가 돌아가질 않는다. 내용이 어렵고 공부하기 싫은 태아보험은 아직도 미뤄놓고 있다...!


- 몸의 변화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어려운데 뭐 이리 할 게 많은 거야.. (불평불만)

-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못 할게 뭐 있어! (급발진)


껄껄 호르몬 변화 때문인지 기분도, 생각도 매일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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