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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u Jul 02. 2024

장례

장례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그의 죽음을 인정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 장례식장에 고인은 없다. 그의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증거가 있을 뿐. 우리는 그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그저 너의 이름이 적혀 있는 항아리를 보았고, 우리는 감정적으로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냥, 우리와 연락이 닿지 않는 곳에 평안히 네가 지내고 있을 것 같다. 너는 옛날에도 한 번 그런 적이 있으니까. 그런 거라면 괜찮다. 우리와 연락이 되지 않더라도, 네가 고통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면, 우리는 너와 연락하지 못하는 고통쯤은 감내할 수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이다. 몇 시간 뒤 자신이 유명을 달리할 줄 모르고 평소와 같은 영양가 없는 말을 카톡 방에 올린 너처럼. 우리에게 작별 인사, 유서 하나 남기지 못하고 급하게 우리 곁을 떠나버린 너처럼. 나는 그것이 너의 마지막 모습인 줄 몰랐다. 알았더라면 모른 척, 뜨거운 슬픔을 목구멍으로 삼키면서라도 너를 안고 실컷 슬퍼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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