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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동석 Mar 02. 2024

제주도 빨간 지붕은 하늘을 날았다.

아내의 기분은 롤러 코스트



 아내가 여행을 떠나자고 한다.


초등학교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어디 갈지는 나보고 결정하란다.


부산에서 가까운 거제도에 가자고 하니, 아내는 기분이 떨어졌다.  

제주도에 가자고 하니, 함박웃음 꽃이 만발했다.


아내는 숙소를 정하고 짐을 싸 더 중 무거운 짐을 챙기느라 고단했는지 다시 기분이 내려앉아 있었다.

그때 난 아내의 기분을 다시 올리기 위해서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여행계획을 아내 눈앞에 내밀었다.

  

제주도로 여행 떠날 생각 하니 다시 좋은 기분이 안착했다.


" 들들들들, 들들들들 "

19시쯤 전화 진동움이 울렸다.

여행 하루 전 렌터카 회사에서 차가 없다고 연락이 왔다.


아내는

“ 그전부터 빨리 예약하라고 했지 “

소리를 치며  문을 쾅하고 닫아 버렸다.


그 이후로 아내의 기분이 돌아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다시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해 마음 장비를 챙겼다.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듯  하나에 장비라도 빠진다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진땀이 삐질삐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겨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때까지는 참 좋았다.

김혜 공항에서 사진도 찍고, 필요한 물품은 빠진 건 없는지 퍼즐을 하나하나 맞추어 나갔다.


그래도 알콩달콩 크크, 서로 웃으면서 이게 행복이지 하면서 제주도 여행을 기대했다.



 비행기 안은 배를 타듯 출렁 울렁거렸다.   


도착한 제주는 빗물이 오름을 넘겼고 빨간 벽독 지붕은 하늘로 날아다녔다.


아내 기분은 정상 수위가 넘쳤다.  

내 기분은 맨홀뚜껑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결혼 전 태풍 매미가 찾아왔을 때가 생각났다.

해운대 선착되어 있던 수천 톤이 넘는 배가 침몰했다.

광연리 수변공원 3m 정도 되는 거대한 바위를 파도가 육지 위로 옮겼다.

태풍이 어찌나 강한지 도로 간판을 쓸어 담아서 간판 만드는 사람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흘렀다.


네이버 백과서전 이미지" 매미 흔적"


이런 배가 침몰하는 태풍이 간판을 쓸어 담는 날

아내와 양손 꼭 잡고 풀짝풀짝 뛰어다니며 데이트를 하며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이게 현실이었던지 영화에 한 장면이었는지

비디오 테이프 다시 돌리며  지워져 버린

기억을 조립해야 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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