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화분

by 조희


영혼을 담는 화분의 무게는 얼마일까

누렇게 시든 난초잎이 병든 영혼 같다고 생각할 때

금 간 화분을 들고 네가 분갈이를 하러 나갔다

네가 분갈이를 하는 동안

아픈 영혼의 뿌리를 뒤집어쓰고

슬픔을 구우면 여름 노래가 흘러나오고

세계의 책장을 넘기면 활강하는 새가 빛나고


창밖 빛이 입 안으로 들어올 때

네가 분갈이를 한 난초를 데리고 돌아왔다

절대 깨지지 않는 화분을 가슴에 안고

그 화분 속에는

내 영혼을 지켜주는 개가

웅크리고 있었다

저작권 같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모래가 모래를 부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