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ygen Outlaws: 행성 B11의 생존 게임

여섯 번째 이야기

by 서기선

[그렇게 있지만 말고 등에 이것 좀 빼주세요.]

그가 등을 보이자 킬링족이 던진 작은 손도끼 하나가 꽂혀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기가 막 쌔고 그러진 않네요 하하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너털웃음을 보이자 요원들도 따라 웃어 보였다.

[괜찮으십니까?]

[하하하! 누구나 등에 도끼자국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나요? 훈련소에서 워낙 많이...]

연신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진모가 잠시 요원들의 눈치를 살피더니 하던 말을 거둬들였다.

그러자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그런 침묵이 싫었던 우식이 툭 튀어나오며 말했다.

[복귀할까요?]


한편 B조에 호명된 소연은 뛸 듯이 기뻤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팀원들과 함께 A 구역을 벗어나기 전 마중 나온 경영과 눈이 마주쳤지만, 혹시라도 기뻐하는 자신의 마음이 읽힐까 봐 짧은 묵례 후 시선을 돌려 그곳을 빠져나올 때까지! 앞만 보고 걸었다.

A조와는 다르게 B조는 어둠이 내려야 활동이 용이하다.

죄수들은 주로 킬링족을 피해 달아나거나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이동은 주로 야간에 이루어진다.

때문에 B조의 수색역시 야간에 이루어졌다.

GPS에 새로운 수신값을 설정하니 빨간색 화살표가 깜빡거렸다.

소연을 포함 5명의 팀원이 그곳으로 이동을 해보지만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왜 그쪽으로 가냐고... 피곤하네 피곤해!]

투덜대던 팀원이 소연의 시선을 의식한 듯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번엔 꼭 살려야 해요 이번에도 구하지 못한다면...]

[에이 무근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자 서두릅시다.]

소연의 자책이 시작되자 곁에 있던 팀원이 그녀의 말을 가로채며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어둠을 틈타 사내 하나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는 몹시 지쳐 보였지만 걸음은 빨랐다.

[도대체 A 구역이 어디야?]

길게자란 머리 사이로 깨진 안경을 쓰고 낡고 찢어진 바지는 마치 반바지처럼 짧았다.

이미 벌어져 제구실 못하는 신발은 액세서리에 불과했다.

그가 걸을 때마다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가 시아를 가렸지만 길게자란 머리보다 깨져 금이 간 안경 때문에 사물을 정확히 보지 못해 귀찮은 듯 안경을 코끝으로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하며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생겼다.

[이쪽이 맞나? 아니면 어떡하지?]

며칠을 걸었지만 좀처럼 A 구역이 나타나지 않자 의문이 생긴 것이었다.

사실 의문의 시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우연히 몇 구의 시신이 한쪽을 가리키며 누워있는 것을 보고 그곳을 갈망하며 죽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에서 시작된 어처구니없는 그의 막연한 짐작 혹은 희망에서 시작된 발걸음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맞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도 또 결정을 내린 후에도 여전히 의문을 가지긴 했었다.

어쩌면 의문이 들긴 했지만, 의문보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컸기 때문에 이 길을 택한 것 일터였다.

그리고 그가 의문이 들 때마다 나타나는 시체의 오른팔이 한결같이 위쪽으로 뻗어있었기 때문에 마치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느꼈다.

그리고 그가 또다시 의문을 가질 때 또다시 한구의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특이한 것은 이번 시체에는 손목이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위쪽으로 팔을 뻗은 체 죽어있었다.

울퉁불퉁한 지형 탓에 걸을 때마다 관절이 뒤틀리는 듯 아팠지만 그는 여전히 팔이 가리키는 쪽을 향해 또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 한 무더기의 시신더미가 있는 곳에 다다랐고 이후 더는 팔을 뻗어 길을 안내하는 시신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순간 발끝에서부터 올라와 몸통을 지나 머리 꼭대기에서 바르르 떨고 있는 소름을 느끼고 그 자리에 주져 앉았다.

그가 망연자실하며 떨고 있을 때 무겁고 날카로운 짐승의 소리가 들렸다.

[콰야]

그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것이 어떤 소리인지 알아냈고 서둘러 시체더미 속으로 자신의 몸을 숨겼다.

부패한 시체더미에서 썩은 냄새가 올라오자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가 나왔다.

그럼에도 그는 참아야 했다. 그것을 참지 못하면 자신 역시 이곳에 있는 시체더미들과 같은 신세가 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온몸을 휘감은 썩은 냄새를 참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코를 막고 입으로 호흡하며 그들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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