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ygen Outlaws: 행성 B11의 생존 게임
7번째 이야기
[멈췄습니다.]
[멈춘 지 얼마나 됐지요?]
[10분 정도 지났습니다.]
[서두릅시다.]
그가 걸음을 멈췄다는 건 경우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킬링족으로부터 은신하고 있던가 휴식을 취하던가 어쩌면 이미 죽었을 수도 있다.
조급해진 소연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살아 있어라! 재발 살아 있어라!]
소연이 빠르게 달리자 대원들 역시 그녀와 호흡을 함께했다.
수신지역 근처에 다가갔을 때 킬링족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콰야]
[이 자식들은 어디에 있는 거야?]
적외선고글을 착용한 대원들의 눈에 킬링족이 들어왔다.
[저기 보입니다.]
[어디?]
[3시 쪽입니다. 4명이나 보이는데요]
뒤늦게 킬링족의 위치를 발견한 소연이 그들의 움직임뒤로 생존자를 찾아봤지만 사내는 이미 시체더미 속으로 몸을 숨긴 후였기에 그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죽은 건가?]
[칠까요?]
[치긴 뭘 쳐요!]
대원의 말에 당황한 소연이 잠시 그의 눈을 흘겼지만 멋쩍은 모습에 애써 웃어 보이며, 적외선기능을 열화상 기능으로 바꾼 후 다시 그들을 관찰하였다.
[하하! 찾았다.!]
[한분은 이곳에서 은신하시고 신호하면 저격하세요. 그리고 다른 분들은 저와 함께 이동합니다.]
누구라고 지칭하진 않았지만 대원중 한 명이 뒤쪽으로 물러나 자신이 은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가 위장망토를 두르자 지형과 하나가 되며 모습이 사라졌다.
다만 망토 밖으로 나온 총구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 우리는 갑시다.]
소연은 그와 헤어지기 망토 밖으로 나온 총구가 마음에 걸렸는지 위장망토를 끌어당겨 삐져나온 총구마저 감춰 버린 후에야 발길을 돌렸다.
한편 시체더미 속 사내는 킬링족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은 지구에서 교육을 너무 잘 시키고 보내니까 나사지 (羅紗紙) 사냥하기가 예전보다 힘들어졌어.]
[맞아! 나도 이제 새로운 조끼를 입을 때가 됐는데... 두목 이 자식은 자기 산소만 보충하고...]
[그러길래 왜? 도움도 안 되는 요원들을 죽였어 그러니 그랬겠지]
[그나저나 왜? 요원새끼 들은 한 달 치 산소만 가지고 다니는 거야? 암튼 마음에 안 들어 그리고 보면 그 녀석들이 진짜 나사지 (羅紗紙) 내]
[하하하 그러게]
그들은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시체더미 속 사내는 괴로움과 공포 속에서 여전히 떨고 있었다.
악취 때문에 입으로 호흡하던 사내의 입에서 연신 침이 흘러내렸지만 어떠한 행동도 하지 못한 채 킬링족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시간이 지나자 부페한 시체더미에서 꿈틀거리던 구더기가 팔을 타고 올라와 어느덧 그의 입 주변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침내 그것이 입술에 다달 했을 때 그는 벌려있던 치아를 닫아 더는 그것이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처음엔 고작 작은 구더기 한 마리였지만 뒤이어 올라오는 구더기들은 앞서 지나간 구더기의 길을 따르며 답습이라도 한 듯 연이어 그의 입으로 기어들어왔다.
그러자 그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입을 오므려 그것들을 침과 함께 입 밖으로 뺏어냈다.
[투]
그런데 그때 침 뱉는 소리에 한 녀석이 시체더미로 고개를 휙 돌리더니 그곳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또 다른 녀석이 앞서가던 녀석에게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다.
[왜? 뭔데?]
[이 시체들은 왜 손이 내려와 있지?]
[미끄러져 내려왔겠지 별 걸 다 신경 쓰네... 대장 닮아가나...]
그 말에 발끈한 녀석이 다시 고개를 돌려 뒤따르던 녀석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비교하지 마! 난 그 자식하고 달라]
[발끈하기는 두목 앞에선 아무 말도 못 하면서]
[뭐야!]
갑자기 둘의 언성이 높아지자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녀석들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뭣들 해! 그만하고 어서 가자!]
가자는 말에 둘은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의 눈만 흘기다 타고 온 차로 발길을 돌렸다.
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안도한 사내가 긴장한 근육의 이곳저곳에 힘을 풀었다.
그때 머리에 이고 있던 한구의 시체가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오며 은신 중인 자신의 얼굴이 드러났다.
흘러내려 땅으로 구르는 시체의 움직임에 놀란 킬링족이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섰다.
[뭐지?]
잔뜩 의심스러운 눈으로 시체더미 쪽으로 다가온 킬링족이 드러난 사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지만 사내의 입에서 기어 나오는 구더기를 보는 순간 의심을 거두고 다시 돌아갔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덧붙임 : 표현이 더럽고 징그럽고 그렇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쓰는 저 역시 역겹고 힘들었습니다.
조금 더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앞으로도 몇 번 더 힘들어야겠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글 중에 나사지 (羅紗紙)라는 표현을 넣었습니다.
나사 지란 나사나 털실의 나부랭이를 기계로 두드려 풀어서 만든, 나사 비슷한 종이. 벽지 따위로 쓴다.
라고 나오더군요 어린 시절 아무짝에도 쓸 때 없다 혹은 하찮다 는 표현으로 어른들이 쓰던 말이 기억나 적어 넣었습니다.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불편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사진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