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바로 쓰는 상태변화 기록지 예시 모음 (실무 편)
얼마 전 누적 조회수 12만이 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영광스럽기도 했고, 그와 동시에 책임감이 들더군요.
그동안 소설과 시 그리고 요양보호사 관련 사례 뉴스 등 다양한 글을 써왔는데 그중에서도 20%가량이 상태변화 기록지 관련 글이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디테일한 예시를 들어 보이면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올해 초였는데 어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서 "우리 어르신은 이런데, 기록지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남겨주셨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제게 보내주신 메일에 이미 어떻게 써야 할지 알고 있더라고요.
다만 서술형의 글이다 보니 두서없이 적었다던가 늘어지는 느낌의 장문이라는 것 말고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제 사례 중심으로 상태변화 기록지 작성 예시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가져다 쓰셔도 되고, 어르신 상황에 맞게 변형하셔도 좋습니다.
작은 변화라도 기록하는 것이 어르신의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 이기 때문입니다.
기록지 작성의 기본 원칙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국가가 인정한 care(돌봄) 전문가이십니다. 그러나 간혹 지켜야 할 선을 넘는 경우가 왕왕 생기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의학적 추측과 판단 그리고 감정이 앞선다는 것입니다.
감정이 앞서게 되면 판단이 흐려지고 잘못된 판단은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추측 금지 → '~같다' 대신 관찰한 사실 그대로 작성해 주세요.
감정 표현 금지 → '기분이 안 좋아 보임' 대신 ‘대답이 평소보다 짧음'
의학적 판단 금지 → '치매 악화' 대신 '반복 질문 횟수 증가로
수치·횟수 중심 기록 → '조금’ 대신 '약 30% 섭취', '3회 칵칵거림으로 간결하게 적으시면 됩니다.
식사·섭취 변화 기록 예시
식사량 감소
(12:35) 평소 70% 섭취하던 중식, 오늘은 약 30%만 드심. "입맛이 없다"고 하셨음. 국물 거의 섭취하지 않음. 오심(惡心)·구토 없음.
'오심(惡心)'은 의학적 용어로 '메스꺼움(Nausea)' 을 의미합니다.
식사 중 사레 및 식사 시간 증가
(12:40) 식사 중 칵칵거림 3회. 물 1~2모금 후에도 동일 증상. 식사 시간 평소 20분 → 오늘 35분. 질식 위험 있어 부드러운 음식을 해드렸음.
수분 섭취 부족 의심
(14:10) 물컵 250ml 중 약 50ml 섭취. 입술 건조. "목이 안 마르다"며 거절.
조금만 드심’과 같은 모호한 표현은 사용을 삼가고, 이처럼 명확한 수치로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마다 '조금'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배설 변화 기록 예시
변비 의심
(11:00) "3일째 대변 못 봤다"다고 말씀 하셨음. 복부 마사지 중 가벼운 팽만감. 복통은 없음. 수분 섭취 감소 확인됨.
묽은 변 1회
(10:20) 황갈색 묽은 변 1회. 냄새 강함. "배가 살살 아프다" 고 말씀 하셨음. 탈수 예방 위해 수분 섭취 안내.
소변 색·빈도 변화
(09:50) 진한 황색 소변 1회. 배뇨 횟수 평소 대비 감소. 통증 없음.
간혹 요실금이나 변실금이 부끄럽고 창피해 감추려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이해하시고 나무라거나 탓하지 말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 해주세요.
내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면 못 할 것도 없다던 J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움직임·보행 관련 변화
보행 불안정 증가
(10:30) 보행기 사용 시 균형 흔들림 3~4회 관찰. "어지럽다" 1회 말씀하심. 넘어짐은 없었음.
일어서기 어려움
(14:20) 침대에서 일어날 때 상체 지지 어려워 2회 도움 필요. 평소 혼자 가능하던 동작임.
피부·멍·상처 관련 변화
새로 생긴 멍
(09:10) 오른팔에 지름 3cm 멍 관찰. 눌렀을 때 약한 통증. 발생 시점은 불명함. 보호자와 센터에 알려드림.
욕창 초기 의심
(15:00) 엉덩이 부위 붉은 반점(약 2cm) 1곳. 압박 부위 색 돌아오는 속도 느림. 통증 없음.
이 부분이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인데 일부 선생님들께서 상처 부위에 연고를 발라주거나 소독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약을 조금 발라주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르신이 스스로 하기 어려우니 대신해 드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고요.
그러나 상처·염증·출혈 부위에 치료 목적의 연고를 직접 바르거나 소독하는 행위는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는 요양보호사의 업무 범위 밖이므로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의료행위로 판단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꼭 유념하셔야 합니다.
반면, 상처가 없는 피부에 보호자·의료진이 준비한 보습제나 파스를 단순히 도와 드리는 것은 일상생활 지원 범위 안에서 가능한 업무입니다.
따라서 어르신의 피부 변화는 최대한 세밀히 관찰하여 기록하고, 치료가 필요한 부위로 의심될 경우에는 즉시 보호자나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올바른 절차입니다.
정신·정서 상태 변화
말수가 줄고 반응이 느림
(09:30) 인사 반응 느리고 답변 짧아짐. 울적한 감정 표현은 없음. 식사량 유지됨.
혼동 및 방향감각 저하
(13:45) "여기가 우리 집 맞나?" 질문 1회. 화장실 위치 두 차례 혼동.
통증 관련 기록
두통 호소
(11:15) "머리가 띵하다"라고 말씀하심. 관자놀이 2회 만짐. 통증 정도 2/5. 휴식을 권유하였음.
관절통 증가
(14:00) 무릎 통증으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 3회 도움. 열감·부종은 없음.
감정 상태 변화 (우울·불안 등)
우울감 표현
(15:20) "요즘 사는 게 재미없다"라고 2번 말씀하셨음. 말수 감소, 방 안에 있으려는 모습 관찰됨.
불안 증상
(10:50) "누가 온다고 했지?" 반복 질문 3회. 손가락 떨림·다리 움직임 반복.
약 복용 관련 변화
약 거부
(09:40) 혈압약 복용 두 차례 거부. "속이 메슥거린다" 하셨음. 10분 후 다시 권유하여 복용 완료.
복약 후 속 불편
(10:15) 복약 후 20분 뒤 "더부룩하다" 하셨음. 구토·설사 없음.
치매 증상 변화
반복 질문 증가
(10:00~11:00) "오늘 병원 가나?" 같은 질문 총 6회 반복함.
착각·망상 의심
(14:40) "방에 누가 들어왔다 나갔다" 2번 주장. 실제 방문자 없음. 불안감 호소해 말로 안정시켰음.
응급 전조 증상 기록 예시
중심 잃음·어지러움
(11:25) 일어서다 벽 잡으며 중심 잃음. "앞이 하얘졌다" 고 하셨음. 즉시 휴식 취함. 얼굴 창백해 보임.
빈혈이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호자에게 연락하였음.
호흡 변화
(09:55) 평소보다 호흡 약간 가빠 보임(분당 약 22회). 본인은 "괜찮다" 말함. 지속 관찰 필요.
이와 같이 상태변화 기록지는 단순히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어르신의 건강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하는 중요한 관찰 행위입니다.
작은 변화라도 꼼꼼하게 남겨두면 보호자, 의료진, 기관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며 결국 어르신의 안전을 지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