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어떤 선택을 했을까?
'팀장이 되겠다'는 결정을 했다.
회사에서는 마치 의견을 묻는 듯 친절했지만?
결국 결정하고 통보하는 건 회사의 몫이었고,
큰 고민 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다.
앞선 선배들을 보며,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연차가 쌓이면 승진을 해야지!' 생각했다.
요즘은 다르다.
‘굳이?’라는 말을 한다.
직원들에게도 선택권이 생긴 듯하다.
물론, 시기 정도의 선택권이겠지만.
얼마나 빨리 하느냐, 늦게 하느냐 정도.
이곳에는
10년이고 20년이고! 기필코 평사원을 유지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직원들이 있다.
반대로, 빠르게 승진을 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는 꿈을 가진 직원들이 있다.
단언컨대, 전자보다는 후자가 이루기 쉬울 것이다.
기다림에는 한계가 있고, 결국 인정받아야 할 때가 오니까.
회사 생활을 하고 연차가 쌓이는 과정에서, 어떤 방면으로든 인정받아야 했을 것이다.
어딘가 조금 부족하지만?
누군가는 담당자로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직원으로,
누군가는 책임감 하나로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으로,
누군가는 교육받고 학습하는 주도적인 직원으로,
누군가는 협업하고 소통을 잘하는 직원으로,
누군가는 즐거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직원으로,
누군가는 타 직원을 돕고 이끌며 공생하는 직원으로,
누군가는 회사를 좋아하고 솔선수범하는 직원으로,
누군가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직원으로...
어떻게 다 잘하겠는가.
각자 잘하는 포지션에서, 어떤 모습으로라도 역량을 드러내고 있을 때 순서가 왔을 것이다.
이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거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회사가 믿어주는 확신을 갖고서 팀장이 되겠다 결정했을 것이다.
물론, 처음 제안에 거부를 한 팀장님도 있었을 것이다.
아직은 실무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 거절하는 팀장님도 있고,
스스로 부족하다 여기며 조금 더 성장하겠다 거절하는 팀장님도 있고,
당장에는 직책에 대한 큰 이익이 없다 여기며 거절하는 팀장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누군가는 거절했고, 누군가는 선택했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 팀장으로 일하는 모든 분들은
어떤 이유로든 인정을 받고,
어떤 이유로든 선택을 했겠다 싶어,
그 인정과 선택이 궁금해졌다.
나를 돌이켜 보면,
담당자로서 맡은 일을 누락 없이 해낸 것에 인정받았던 것 같다.
회사를 신뢰하고 상사를 믿고 따르는 것에 인정받았던 것 같다.
동료와 원만히 잘 지내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는 것에 인정받았던 것 같다.
그리곤,
함께 일하던 팀장을 인간적으로 존경하지 않아 해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팀장을 결정했다.
누군가의 간섭과 지시가 싫어 조금이나마 상사가 적어질 수 있는 팀장을 결정했다.
왠지 과노동하고 있다 여기던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올려보고자 팀장을 결정했다.
이 정도의 이유로 팀장이 되겠다 결정하고 났더니!
조금은 편해졌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더 많이 부족했다.
지금껏 이어오는 팀장에 대한 고민은 결핍과 다짐에서 나왔으니.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팀장으로 일하고 있을 당신은!
어떤 인정을 받았고,
어떤 이유로 선택했는지 말입니다.
그 선택에 대한 가치가 저와는 달리,
조금은 이타적이었을지, 조금은 더 성숙하고 직업적이고 윤리적이었을지...
그 발걸음의 시작점이 궁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