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니가 될 수는 없어

관계하는 것으로부터 로맨스

by 피여나



관계는 변화를 만든다

-‘래디컬핼프’ 중에-





‘관계’의 힘이란 참 위대하다.

한 사람이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관계에 속해 있고, 그 관계 속에서 변해왔을 거다.


내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래왔을 거다.

원했던 변화에 반가웠고,

원치 않았던 변화에 좌절했겠지만,

그렇게 지금의 내가 되어 왔을 거다.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던, 들지 않던,

우리는 새로운 관계를 찾아 나선다.


아마 우리가 SNS를 하는 일, 유튜브나 브런치나, 동아리나 사회생활이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그렇다.

(심지어 가끔은 길을 걸어 다니면서도 상상하곤 한다.

낯선 누군가와의 운명적인 만남 같은 거?...뚜둥!)


아마 ‘새로운 관계‘로부터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


그 ‘관계’하는 것들로부터 갖는 로망이 있다.

내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 로망, 내가 표현한 어떤 것이 애정받는 로망, 누구와도 편하게 관계할 수 있는 로망.

반대로 나 자신 자체로 온전한 로망, 타인과의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로망, 보이지 않는 관계에 충분할 수 있는 로망. 결국은 내가 차츰차츰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로망 같은 것들 말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로망은 있다.


본래 일기장은 혼자 써왔는데,

내 생각과 마음을 혼자 담아왔는데,

문득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였다.

내가 관계하는 누군가가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위안받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반대로 내가 관계하는 누군가가 조금이나마 나의 마음을 알고 위로해 주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내가 지금을 살아가는데 조금은 의미 있고 싶은 마음,

어떤 관계에 소속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가 나라는 사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결국 어제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이 로망을 실현하는데 많은 관계가 필요한 건 아니다.

단 한 명 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다.

아니, 한 명 만으로 충분하길 로망한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나서 얼마 지나,

소중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온 날이었다.

'글이 너무 좋아'라는 말이었다.


나의 글에 위안을 받는 친구를 보며,

또 그 말에 행복한 나를 보며,

그렇게 나의 로망을 찾아가고 있다.


쳇바퀴 돌 듯 무료한 일상에 작은 변화를 갖고 싶은 때,

작은 기대와 함께 관계를 찾아 나서보자.

새로운 관계가 아니어도 좋겠다.

분명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바로 어제, 전 직장 동료들을 만났는데!

나를 제외한 마지막 미혼인 동료가 결혼을 한단다!!

동료는 회식을 하던 식당 옆테이블에서 그분을 처음 만나, 새벽 3시까지 동료의 회식이 끝나길 기다리다 번호를 받아간 그분과 함께 결혼을 한단다!!


이제 나만 남았다...

아무래도 새로운 관계가 좋겠다. 크흠.

가만히 있다가 가마니가 된다는 말이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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