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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fety Jay Aug 27. 2023

정말 소방관은 불만 끄는 걸까? #1 불타는 일상

    소방공무원들이 주변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그것은 바로 "너무 위험하지 않아?" 또는 "가족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였다. 왜 사람들은 소방관들에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걸까?  왜 누군가는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 것일까? 그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하다. 바로, 소방관은 불을 끄는 일만 하는 직업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정말 소방관은 불만 끄는 걸까? 정답은 바로 No다. 이 글은 이런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예비소방관(수험생)들소방관을 직업으로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임용시험을 합격한 신임소방관들에게는 명확한 동기부여와 목표 설정을 통해 소방조직에서 그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내비게이션이 되어주고 싶어 작성하기 시작했다.


    소방공무원이 되면, 다양한 소방조직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대다수의 소방관들이 최일선 현장활동 임무를 수행하는 119 안전센터, 119 구조대, 119 구급대와 이 소방기관들을 지원하고 지휘감독하는 소방서(보통 "본서"라고 칭한다.)에서 근무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방서들의 운영을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해 시도지사 직속으로 설치된 소방본부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또한 국가의 소방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며 시도지사의 소방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소방청(중앙부처) 등에 근무하는 소방관들도 있다. 이처럼 소방관들은 다양한 소방기관들에서 근무하며, 각자 다양한 보직을 부여받게 된다.  


    그렇다면 소방공무원들의 보직의 종류는 어떻게 될까?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지휘감독요원, 행정요원(행정지원, 예방, 대응), 현장활동요원(현장예방, 현장대응, 상황요원)으로 구분되지만, 이 글에서는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필자의 순수한 견해를 바탕으로 현장대응직, 예방직, 소방행정직 세 가지로 구분하도록 하겠다.


소방의 전통적 역할,  현장대응직!


    현장대응직은 각종 재난현장에 뛰어들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구조 및 구급활동 등을 하는 수행하는 직무로 크게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구급, 현장지휘, 현장안전점검, 화재조사, △상황관리로 구성된다. 이 보직들의 공통점은 24시간 국민들에게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대근무를 한다는 점이다. 교대근무 형태는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통상적으로 3조 2교대(21주기), 3조 1 교대(당비비), 4조 2교대(주야비휴) 등이 있다.



    여러분들도 잘 알겠지만, 화재진압과 구조 및 구급은 각종 화재 등 재난현장에서 활동하는 보직으로 소방의 대표 사무이다. 이들은 소방조직의 근본적 존재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 보직으로, 소방이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는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소방관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진압대원과 구조 및 구급대원들은 본부의 상황실로부터 출동지령을 받게 되면 현장에 출동하여 각종 소방활동을 수행한다. 밥 먹을 때,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심지어 출근이나 퇴근을 할 때도 출동벨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출동이 없을 때는 상황관리, 소방장비의 관리 및 운용, 경계근무, 소방 교육훈련, 기동순찰, 소방용수시설 및 지리 조사, 소방활동 자료조사, 소방홍보 및 지도 등 다양한 업무도 함께 수행하여야 한다.("현장 소방공무원 복무규칙"이처럼 출동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수적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일부 대원들은 현장활동을 위한 훈련시간이 부족하다거나 피로감, 업무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근무하게 되는 구조대의 유형에 따라 구조대원이 맡게 되는 핵심임무도 달라진다.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119 구조대는 소방청과 소방본부에 설치되는 직할구조대(테러대응구조대로 지정되어 운영됨), 그리고 소방서에 설치되는 일반구조대와 특수구조대로 분류된다. 직할구조대로는 소방청의 중앙119구조본부와 시도소방본부의 특수대응단(시도마다 명칭은 상이하다.)이 있으며, 이곳에 근무하는 구조대원들은 대형 또는 특수한 재난현장의 대응과 인명구조 활동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주로 소방서 구조대원들 중에서 능력이 특출 나거나 전문성을 갖춘 대원들이 뽑혀서 근무하게 된다. 특수한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만큼 출동 횟수는 소방서의 구조대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해외의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국제구조대원
아이티 지진현장에 활동 중인 국제구조대원들(출처: 중앙 119 구조단, https://m.cafe.daum.net/national119)

    여기서 한 가지 소개해줄 흥미 있는 구조분야 보직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제구조대원이다.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소방청장은 국외에서 대형재난 등이 발생한 경우 재외국민의 보호 또는 재난발생국의 국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조 활동을 위하여 국제구조대를 편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국제구조대의 편성권자는 소방청장이기 때문에 국제구조대는 소방청의 직할구조대인 중앙119구조본부에 설치되어 있다. "국제구조대의 편성·운영에 관한 규정" 제7조에 따라, 시도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도 편성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중앙119구조본부의 구조대원들이 국제구조대원으로 편성되어 해외에서 발생한 재난현장에 출동한다. 2011년 일본대지진과 올해 발생한 캐나다 산불현장과 같이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시도의 구조대원들 일부가 국제구조대원으로 편성되어 해외출동 경험을 할 수 있지만, 이것은 거의 드문 일이다. 지금은 중앙119구조본부 조직규모가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자체적으로도 국제구조대원으로 선발되어 해외출동을 나가는 것이 굉장히 치열하다고 한다, 


    따라서 국제구조대원이 되고 싶다면, 소방청 소속기관인 중앙119구조본부에 전입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필자도 신임소방공무원 시절에는 국제구조대원이 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몇 번의 탈락 끝에 겨우 전입에 성공하여 국제구조대 활동을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중앙119구조본부에 전입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구조능력을 갖추거나, 통역이 가능한 수준의 외국어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국제구조대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에서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  


    그리고 소방서의 일반구조대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은 관할소방서에서 발생되는 모든 화재현장, 각종 안전사고 현장에 출동하여 인명을 검색하고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관할이 구분되어 있는 119 안전센터와는 달리, 119 구조대는 소방서의 전 관할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동 횟수가 많고 피로감이 높다. 그러다 보니, 소방에서는 구조대원들이 현장대응 경험이 가장 많을 수밖에 없고, 간부, 화재진압대원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구조대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다수의 지휘관들은 구조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화재진압대원들이 우선적으로 인명구조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조능력을 겸비하기를 희망하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구조대원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자부심을 갖게 되고, 다수의 소방관들이 이를 존중해주고 있다. 


특수구조대는 화학사고, 수난사고, 산악사고, 고속국도에서 발생하는 사고 현장에서의 인명구조 활동에 전문성을 갖춘 소방관들이 근무하게 된다. 구조대원들은 각종 사고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종종 잔인한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소방관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위험에 노출된다. 이로 인하여 그 어떤 보직보다도 꾸준하고 많은 훈련이 요구된다.


    유일하게 의학적 지식을 겸비한 소방관들, 구급대원

 

    구급대원들은 주로 119 안전센터나 별도의 119 구급대에 배치되어 근무하게 된다. 구급대원들은 다양한 사고 현장에서 부상을 입거나 생명이 위협되는 상황에서 응급 처치를 실시하고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간호사나 응급 구조사와 같은 의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최근 COVID-19 대유행 상황에서도 구급대원들은 모두가 접근을 꺼리는 감염 의심자나 확진자들에게 응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이처럼 구급대원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가장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보직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하여 화재 진압대원과 구조대원들 사이에서 직무 이동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과는 반대로, 화재 진압대원&구조대원들과 구급대원들 간 직무 이동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급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구급대원은 소방조직 내에서 출동이 가장 많은 직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구급대 근무를 꺼리는 경우도 있고, 구급대원들이 보직변경을 신청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구급대원이 되려고 하는 분들에게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미래에는 더 빠른 응급의료 서비스가 요구되어질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현장 대원들에게 구급대원의 능력과 자질을 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각종 특수재난으로 인하여, 응급의료 지식을 소방정책 전문가, 소방지휘관들이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소방조직은 구급대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인력을 증원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구급업무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돼 될 것이고, 구급대원은 소방조직 내외부에서 더욱 존경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화재진압대원, 구조, 구급대원들은 소방의 근본적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 보직이다. 비록 다양한 재난현장에서 활동하는 특성으로 인하여,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가 많을수 밖에 없는 보직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명예와 자부심 또한 가장 빛을 바라는 보직이다. 현재 소방청, 시도 소방본부는 이들의 안전관리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 또한 이들 모두가 하루하루 근무를 마치고 매일 그들을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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