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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전마케팅학회 KUDOS Jan 23. 2024

부동산 PF 위기, 그 배경부터 전망까지

SOCIAL ISSUE

부동산 PF란?

먼저 PF(Project Financing)란 어떤 사업의 계획이나 수익성을 토대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의 금융은 담보 혹은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에 기초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PF는 진행 당시 특정 담보를 끼지 않고, 사업으로부터 나올 미래의 수익을 토대로 대출이 이루어진다. 즉 현 시점에서는 담보가 없더라도, 미래에 사업이 완료될 경우 분양이나 사용료 수익이 발생하기에 이를 담보로 삼아 돈을 빌리는 것이다. ‘부동산 PF’는 주로 건물이나 주택과 같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용된다.

출처: 아시아경제

기본적으로 부동산 PF는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뉜다. 시행사는 처음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 인허가를 받을 때까지 자금이 필요한데, 전체 개발비 중 5% 정도 되는 돈으로 토지를 매입할 계약금을 지불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이후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구매한 토지에 대한 잔금을 치른다. 이때 금융권에서 빌리는 돈을 ‘본 PF로 가는 다리를 놓아준다’는 뜻에서 ‘브릿지론’이라고 한다. 브리지론은 만기가 3개월, 6개월 정도로 짧고 이자가 비싼 편이다.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아직 사업의 안정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제1금융권이 아닌 주로 증권사, 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이 참여하게 되고, 금융권에서는 건설사의 보증 또는 책임완공 약속을 받고자 건설사의 신용을 보고 이자를 결정한다. 브릿지론은 사업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제2금융권이 이에 참여하는 것에 의문이 들 수 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만 한다면 제2금융권은 단기간에 고금리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빌린 돈으로 시행사가 토지를 사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후반 작업이 이어지면, 이 토지를 담보로 제1금융권에서 금리가 낮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이를 ‘본 PF’라고 한다. 브릿지론 단계보다는 사업의 불확실성이 적어졌기 때문에 제1금융권도 참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기업들은 보통 금리가 높은 브릿지론을 먼저 상환한다. 즉,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부동산 PF는 먼저 브릿지론으로 초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본 PF 자금을 받아서 이 돈으로 고금리인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PF, 어떤 점에서 위기인가?

이러한 PF가 최근 위기 상황이라는 기사들이 많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상황이길래 PF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먼저 부동산 PF의 위기는 2023년 3분기 부동산 PF 대출 잔액과 연체율의 상승에서 짐작할 수 있다. 2023년 9월 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6월 말에 비해 0.24%포인트 올랐다. 대출 잔액도 134조 3천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 2천억원이 늘어났다. PF 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만 해도 92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연평균 2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PF 부실 위기론’이 화두였다. 제2금융권의 PF 연체 잔액이 2023년까지 1년 사이 1조 1,000억 원에서 2조 7,400억원으로 2.5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이 중에서도 2023년 3월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새마을금고는 다른 금융기관과는 다르게 부동산 PF를 취급할 때, ‘신탁사’가 중간에서 함께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사업비 형태로 취급한다. 이때 2021년에는 불과 60억 원에 불과했던 새마을금고의 관리형 토지신탁사업비 연체액이 2023년 1월 말에 1,100억 원을 넘어서며 급증한 것이다.

신탁사는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시공사와 함께 책임준공 의무를 진다. 1차적으로 책임준공을 약속했던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 2차적으로 신탁사가 책임을 지며 자금을 투입해 준공 의무를 부담한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는 “자사가 높은 연체율을 보이긴 해도, 다른 부동산 PF에 비해 안전하다”며 위기설에 대응했다. 하지만 부실이 반복되며 신탁사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PF 부실 대출 사고로 인해 실제로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가 해산하며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었다. 이로 인해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고, 부동산 PF 위기론이 확산되었다.

*뱅크런: 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관적으로 인식하면, 그동안 저축한 돈을 인출하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대규모 인출 사태)
출처: 시사 경제 용어 사전
출처: 연합뉴스

PF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착공과 분양이 늦어지면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부실 사업장이 계속 늘어났다. 2023년 7월 말 기준 관리단계가 ‘정상’ 미만인 사업장의 수는 157곳으로 집계되었다. 같은 시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부동산 PF 위기에 본격적인 불이 붙었다. 태영건설은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었고, 2023년 12월 28일 주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그동안 계열사 매각, 지주사 차입(지주사로부터 돈을 받음) 등을 통해 긴급 자금을 마련했는데도 큰 규모의 PF 대출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이다. 2024년까지 만기가 되는 태영건설의 PF 대출 보증은 총 3조 6000억 원이 넘는다. 상장 조건이 까다로운 코스피*에 상장된 1군 건설사마저 PF발 유동성 위기를 버텨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동산 PF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심화되었다. 

*워크아웃: 부도로 쓰러질 위기에 처해 있는 기업 중에서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기업을 살려내는 작업
*코스피: 국내 종합 주가 지수이며 우리나라 제1증권 시장이다. 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대기업과 증견기업이 포함되어 있으며 상장 조건이 제2증권인 코스닥에 비해 높은 편이다.


부동산 PF 위기, 왜 일어난 것인가?

부동산 PF 위기는 시장 요인와 그 밖의 구조적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시장요인으로는 고금리 지속과 시공비용 증가를, 구조적 요인으로는 PF 자본 조달 구조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시장요인의 경우, 2024년 1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하며, 2023년 2월 이후 8번째 고금리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대출이자가 커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분양을 꺼려하게 되고, 이로 인해 미분양 주택 수가 증가하게 된다. PF는 분양 수익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PF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또한 PF 대출을 상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금융기관은 브릿지론에 선뜻 자금을 투자하지 않는다. 따라서,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되기도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고금리 기조가 이어져오며 PF 전반에 걸쳐 불안정성이 높아졌고, 한국은행의 발표대로 고금리 기조가 더 오래 이어진다면 부동산 PF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고금리로 인해 PF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한편, 시공비용 상승으로 인한 자금여건의 악화가 PF의 불안정성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 유연탄(시멘트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재료) 가격 폭등, 탄소배출권 할당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시멘트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했고, 이에 시멘트를 넣어 만드는 레미콘의 가격까지 상승했다. 이에 더해 전기료까지 올라, 전반적인 건물 시공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탄소배출권 할당제: 기업은 탄소배출량이 정부로부터 받은 무상 할당량보다 많을 경우 초과분만큼 배출권 시장에서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시공비용이 증가하면 시공사들의 공사대금 부담도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시공사는 시행사에 공사대금 증액을 요청하게 되는데, 시행사 입장에서는 한정된 PF 대출 자금 때문에 공사대금 증액 요청을 받아주기 어려워지고 결국 전체적인 공사가 지연된다. 공사기간이 지연되면 PF 대출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 추가 비용과 이자 부담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PF의 안정성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는 본 PF에 진입한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공비용의 증가로 인해 불안정성이 발생하는 것은 쉽게 예측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본 PF에 투자하기를 꺼리며,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 PF로의 전환 또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는 PF 자본 조달 구조에서도 문제를 찾을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주체(시행사)가 큰 규모의 자기 자본과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토지를 사고, 사업 인허가가 완료된 상태에서 PF가 시작된다. 반면, 우리나라 시행사는 대체로 규모가 영세해 총사업비의 5~10%만 자기 자본을 넣고, 나머지 모든 사업비를 전적으로 PF 대출과 분양대금으로 마련한다. 초기자본이 거의 전부 대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은 PF 대출을 심사할 때 공사를 할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보증(신용보강)에 의존한다. 따라서 PF 사업의 리스크를 거의 전적으로 부담하는 국내 건설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아지며, 이러한 자금난은 이들의 다른 사업장까지 영향을 미쳐 부도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PF 위기,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출처: 연합뉴스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부동산 PF 위기가 발발한 상황. 부동산 PF의 진행과정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만큼, 부동산 PF 위기가 지속된다면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부동산 PF 위기로 인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주체는 시행사이다. 부동산 PF 위기가 지속되면 금융업계에서는 PF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결국 시행사 대상의 자금 대출을 더 꺼리게 될 것이다. 


한편, 건설사는 본PF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신용보강(보증)을 한다. 이때 분양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건설사가 차입을 통해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책임준공’의 방식으로 신용을 보강한다. 따라서 미분양은 곧 건설사의 부채로 이어지는데,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어 미분양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다수의 건설사들이 운영의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위기가 금융권에서 확대된다면 은행 예금자 및 대출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자와 대출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5천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5천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은행에 예금한 서민들은 오히려 예금을 잃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든 금융 상품이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브릿지론 참여율이 높은 저축은행 소비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질 것이다. 


나아가, 부동산 PF 위기의 장기화는 주택 분양가 상승을 유발하여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 부동산 PF 위기가 지속되어 분양과 착공이 감소하면, 2~4년 뒤 주택 공급 부족과 분양가 상승 문제가 이어서 발생할 것이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 분양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물량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기존에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주택의 분양가가 더 상승한다면 소비자 개인의 경제적 부담은 극심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분양가를 감당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소비 자체를 줄이게 되어 경제가 침체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를 한차례 긴장하게 만든 부동산 PF, 

그러나 앞으로 더 큰 위기들이 이어질 수 있기에 그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부동산 PF 위기 속,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이슈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Marketing Insight #1  

부동산 PF 위기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예금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대되어, 저축은행 소비자들은 예금자보호법 한도 5천만원을 활용하기 위해 분산 투자하고자 할 것이다. 각 저축은행은 분산 투자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타깃팅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신규고객을 유입해야 하며, 분산 투자 거래가 자사 앱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Marketing Insight #2 

부동산 PF 위기가 장기화되며 분양 및 착공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주택 분양가가 상승하면, 소형 평수 분양이 증가할 수 있다. 그 간접적인 결과로 소형 가전의 선호가 확대될 수 있으며, 이에 가전 업계는 적극적인 고객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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