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의 만년을 장식하는 아치의 국화

야마자키 도미에 <그럼, 안녕히...... 야마자키 도미에였습니다.>

만년[晩年]

사람의 평생에서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시기

그 사람과의 관계가 허락받지 못할 제약들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을 땐 우리가 조금 더 이른 시기에 만났더라면, 하는 한탄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지켜온 규범들과 내가 형성해 온 인간관계가 우리를 축복할 수 없는 장애물로 둔갑한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시기가 인생의 마지막 부분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와의 새로운 관계가 허락치 않는 시기에 다시없을 누군가를 알게 되는 시기는 만년이라 말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는 시기를 인생의 범주 안에 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빠져버린 사랑에서 다시 빠져나오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을 하지 말아야 하면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은 고통뿐이지만 사랑해서 생기는 고통이 그 사랑을 더 깊이 있게 만든다. 그래서 끝내 선택하는 것이다. 고통 없는 곳에서 사랑할 수 있게 될 영원을 찾아 나선다. 설사 그다음 세상이 실제로는 없는 세계일지라도 그 사람이 나와 함께 생을 마감하자고 동의하는 순간 영원은 시작된다. 이 세상 유일한 사람과의 만년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