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등뼈에서 날개 돋아나는 사람
당신이라는 사람
달력이나 시계
딱딱하고 경직된 것 때려 부수는 사람
세상 어느 편에도 서지 않지만
낡아가는 그 모든 것 단호하게 처단하는 사람
임종 같은 겨울에도
피 묻은 깃발 올라가는 전장에서도
지평선 너머 아스라하게 서 있는 사람
바람 불고 비 오는 나라의 벼랑 위에서
외로움에 추락하지 않은 채
운명 향해 뛰어내리는 사람
찢어진 등뼈에서 날개 돋아나는 사람
늙음도 시가 되고 죽음도 노래가 되는
마침내 사막 건너온 사람
그런 사람 따로 있지 않다.
기러기 한 마리의 주검에도 날개에 상처 입어
우주가 침몰하는 당신
오늘이라는 삶의 극지
꺾인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건너온다면
잊지 않고 또 하루를 선포한다면.
미래가 죽고
아이들이 무참하게 사라지는 이 동토에
씨 뿌리고
꽃 한 송이 떳떳하게 피워낼 수 있다면.
※어느 날 속초 하늘에 날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