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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May 13. 2024

처형당한 시인에 대한 애도

어떤 글을 쓸 것인가?

좋은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희망 주는 글은

희망 주는 글이 아니다.

 

긍정만을 말하는 글은 사실

긍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눈 가리고 귀 막으며

내 입에 달콤한  해주는 것

사탕 하나 물려주는 것

 

거기에는 오로지 갑을 관계 있을 뿐이다.

독자의 갑질에 순응하는

작가 아닌 작가 있을 뿐이다.

팔려 나가려는 몸짓 있을 뿐이다.

 

그것은 독자에게 아부하는 것

간신배 사이의 왕과 같이

작가에게 길들여지는

독자의 권력이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의 인문학은 어떤가?

내 입에 달콤한 것을 넣어봐, 외치는 독자와

자신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작가의

허가된 난전은 아닌가?

 

저기서 을이 작가가 아니라

독재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살기 바쁘니 대충 물려주는 사탕이나 빨며

어리석은 백성이 될 것인가?

 

아니라면 주권 있는

능동적 의미의

깨어있는 시민이 될 것인가?

 

달짝지근 희망만을 말하는 건

신흥종교의 교주 되는 것

희망으로 장사하는 것

위로로써 고문하는 것

 

그것은 차라리 독재자의 구호

과거를 지우고 미래를 미끼로

현재를 집어삼키는 것

철학도 과학도 아니다.

문학도 종교도 아니다.

 

비전도 영감도 주지 않는

독자의 눈멀게 하는 가짜다.


왜냐고?

 

독재자를 죽여 보지 않은 자가

봄날을 노래하는 것은 반역이므로

 

세상 후미진 곳

그 서러운 냄새 맡아보지 않은 자가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이므로

 

오로지 사익에 목숨 걸었던 자가

떨치고 일어서 정의 부르짖는 것은 허무이므로

 

부정 통과하지 않은 긍정은

출발한 적 없는 순례

태어나지 않은 일생

사지 않은 차표

겁쟁이의 상상이므로

 

생각하자.

기어이 잠든 이 깨어나게 하는

역설이라야 진짜다.

 

역설 거치지 않은 모든 긍정은

허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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