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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Aug 26. 2024

독서모임-인간의 굴레에서

제목의 의미는 뭘까?

추천자, 발제자, 진행자 : 무명(추천자), 무우우니(발제, 진행)

토론도서 : 인간의 굴레에서 _ 서머셋 모음

참석자 :  박선희, 지누, 민들레, 무우우니  4명


오늘은 평소와는 달리 인원수가 좀 적은 독서토론이었습니다. 조금 특이하게도 추천한 분의 개인사정으로 급작된 발제, 진행자로 진행되었지만, 오늘도 즐거운 독서 수다를 통해서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1. 책에 대한 전체적 감상.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한다는 두 분의 의견이 있었는데, 한분은 이런 류를 자기와의 대화와 성찰이라는 측면으로 말씀하시면서 유사한 책으로 "로빈슨 크루스"를 예시로 들어주셨습니다. 또 한분은 이런 류를 인생을 나타내고,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딱 떨어지는 해피앤딩을 특징으로 말씀하시면서 "제인 에어"와 같은 느낌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유사한 책의 종류를 고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옥스퍼드로 장학금을 받고 갈 수 있는 탄탄대로의 길을 걷어차고 괜히 힘든 고생하는 길을 선택하는 필립에 대해서 이기적이고, 선택을 잘못하는 삶에 대한 반면교사로 받아들였다는 의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미성년 대부분의 게김성을 얘기하면서 어렸을 때는 비슷하게 반발심, 선택과 맞지 않은 것에 대한 갈등이 있고, 필립의 교장에 대한 반항도 유사하게 이해하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분통이 터지는 경험을 했다는 데 100% 공감했습니다. 


책에 대한 인상과 분통을 얘기하다가 왜 필립이 그렇게 밀드레드에게 끌리게 되었을까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밀드레드가 일반적인 여성성을 벗어난 톰보이의 매력을 가져서라는 말씀도 있었고, 필립의 성격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밀드레드와의 관계에서의 필립의 태도를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로 설명해주실 때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누구보다 이성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하면서도 감정과 욕망에 통제당하는 필립의 상황에 대해서는 콩깍지로 설명할 수는 없는 어떤 다른 설명이 필요한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틀림없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는 상반하는 설명이라 좀 더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이성의 한계라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먼저 다가온 인기 있던 학교 친구와의 좋은 관계에 대해서 집착하고 멀어지는 친구에 대한 배신감으로 괴로워했던 것과 퍼킨슨 교장에게도 잘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집착같이 보이기도 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집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서, 필립이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개인적인 장애를 가진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낮고, 애정결핍으로 인한 충족되지 못한 욕구 때문에 만들어진 집착은 아닐까라는 추측을 했습니다. 이런 집착이 밀드레드의 차가운 반응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음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상대편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으로 집착이 발전하지는 않았을까라고 이해해 보기도 했습니다.


발제에서 나오는 얘기에서 자연스럽게 궁금한 점을 서로 질문하고 답하면서 의견을 나누는 방식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방식은 소수였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2. 책 제목 '인간의 굴레에서' 의미.


서머셋 모음의 자전적 소설로 여자관계와 돈문제라는 두 가지 굴레를 말씀하시기도 하셨고, 굴레는 속박이고 사회적 기대치에 따른 초엘리트 코스를 반발심으로 벗어나서 자기가 만든 새로운 굴레(미술, 회계, 여자 등등)에 빠져서 허우적 되는 것을 보였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술을 하기위해서 5감뿐 아니라 돈이라는 육감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돈에 대한 굴레에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얘기를 듣는 중에, 서머셋 모음은 소설을 통해서 사회적 굴레인 종교, 도덕, 경제(돈 문제)를 포함해서, 타인과의 관계의 굴레인 인간관계, 이성관계, 친구관계와 개인의 굴레인 감정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성이라는 부분들을 굴레라고 보았을 것같다는 짐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대한 많은 해석본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서, 이 모임 이후에라도 읽어보면 또 다른 내용을 깨닫게 되지는 않을까 재미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요컨대 자기가 어떤 사람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며, 그러고 나면 철학 체계는 저절로 형성되어 나왔던 것이다. ~~~ 필립이 알아내야 할 것이 세 가지라고 여겨졌다. 사람과 그 가 몸담고 사는 세계와의 관계, 사람과 그가 함께 어울려 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사람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그것이었다. (P431)  


3. 책의 가장 인상 깊었는 장면 또는 문구


2권 363페이지, 365페이지의 인생에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구절을 알려주셨고, (삶에 주어진 의미는 없다,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만 있다.)라는 말로 공감을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한, 1권 P117 필립의 불편한 다리에 대해서 자신만의 십자가에 비유해서, 고난이 하느님이 주신 것이고, 고난의 극복을 통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퍼거슨 목사의 설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서머셋 모음의 다른 저작인 '달과 6펜스'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고, 끊임없이 나름의 생각들을 말씀해 주셔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책을 읽고 난 이후 전혀 생각지 못했던 관점으로 얘기할 때, 책을 다시 읽는 것 같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정신분석적 해석을 통해서 이 책의 전에 읽은 책이 나의 생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어머니의 죽음 이후 성장해서 개인적인 자립을 하는 필립의 삶을 간접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철학책을 읽거나, 소설책을 읽으면서 인생의 의미는 무엇이고,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마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필립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서머셋 모음이 얘기하는 구속하고 있는 사회적, 주변 관계적, 개인적 구속에서 벗어나는 간접경험들을 통해서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도 고통과 고난을 겪고 난 후 홀로서기를 통해서 관습과 관계의 구속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해주시고, 같이 공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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