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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사회학과, 소멸 위기에 직면하다.

유라, 민주, 현아

by 동국교지 Mar 21. 2025

  3월 19일 오후 18시 30분, 사회학과 학생총회가 소집되었다. 논의 안건은 사회학과 교원 충원과 관련한 긴급 대책 마련 및 토론이었다. 사회학과는 오랜 기간 교원 부족 문제에 시달려왔으며, 현재 교수진의 정년 퇴임 시기와 겹쳐 학과의 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동국교지는 사회학과의 현 위기 극복과 존속을 위해 사회학과 학생총회 취재를 진행하였다.

<사진 1.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학생총회가 진행되는 모습 ⓒ동국교지>


‘동국대학교 사회학과’의 현황은? 

  현재 동국대학교 사회학과는 매우 열악한 위치에 놓여있다. 수도권 대학교 내 사회학과들과 비교하였을 때 전임교원 수 최하위, 개설 교과목 수 17위 중 15위, 학과 정원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사회학과의 전임교원 수는 각각 15명, 13명, 10명인 것에 비해 동국대 사회학과의 전임교원 수는 2명뿐이다. 또한 수도권 대학 17개 사회학과의 평균 전임교원 수는 7명, 평균 개설 교과목 수는 42개, 평균 학과 정원은 33명인 데에 반해 동국대학교의 전임교원은 2명, 개설 교과목은 30개, 학과 정원은 20명가량이다. 해당 평균 수치와 대비해 보았을 때도 동국대 사회학과는 상당히 불리한 학습 여건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국대 사회학과의 입학 정원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1988년 동국대 사회학과의 입학 정원은 40명이었고, 2009년에는 30명이었다. 2025년에는 20명까지 줄었으며, 열린전공학부 신설의 영향으로 2026년에는 사회학과 입학 정원이 19명이 될 예정이다. 동국대 사회학과의 부족한 전임교원 수로 인해 개설 교과목 부실, 학과 정원수 감소 등이 야기되어 사회학과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 또한 사회학과의 입학 정원이 계속 감소하여 교원 충원 또한 신속히 진행되지 않고, 입학 정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사회학과 학우들은 어려운 학습 환경을 넘어 폐과 가능성에 대한 불안까지 체감하고 있다.


<사진 2. 2023년 3월 19일 사회학과 학생총회 논의 안건 참고자료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원충원 TF팀>


사회학과 전임교원 부족학습권 침해로 이어지다.

   교원 충원의 부재는 동국대 사회학과 내부의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현재 동국대 사회학과 전임 교수로 재직 중인 교수는 단 2명뿐이다. 두 교수진 모두 사회조사 방법론 중 양적 방법론을 전공했기에, 질적 방법론을 전공으로 하는 전임 교수가 없어 사회학과에서 질적 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강의는 아주 적게, 비정규적으로 열린다. 매 학기 질적 방법론을 가르칠 마땅한 교강사를 찾지 못한다면 사회학과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사회조사 방법론의 양대 산맥 중 ‘하나’만을 학문할 수 있는 것이다. 사회학과 학생들이 마주하는 전공 강의의 좁은 선택의 폭은 사회조사 방법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가 다분화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사회학이라는 학문 또한 문화사회학, 종교사회학, 가족사회학 등으로 다양해지고 세분화된다. 하지만 단 두 명의 전임 교수와 소수의 교강사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동국대 사회학과 전공 수업은 분야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낮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배우고 싶은 분야, 다양한 분야의 사회학을 직접 선택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닌, 당장 이번 학기에 열리는 강의들로 전공 수업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사회학과 고학년 학생들은 개설된 사회학 강의 중 이미 수강한 강의, 수강했던 강의와 주제가 유사한 강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공 강의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학 전공 수업은 폐강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저학년의 수요가 없고, 이미 해당 강의를 들은 고학년이나 그와 유사한 강의를 들은 고학년이 수강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025 사회학과 학생총회에선 사회학과 학우가 “듣고 싶었던 강의인 <뉴미디어와 영상사회>라는 과목이 폐강되며 ‘남는’ 과목을 수강하게 됐다.”라고 발언했다. 다른 학우도 “강의가 계속 폐강되니 전공 학점을 채우기도 힘들고, 졸업까지 늦춰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목도했음에도 묵시하는 것은 사회학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경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동국대학교 사회학과에 도래한 소멸 위기

  해당 사안에 대응하여 사회학과 학생들은 교원충원 TF팀을 결성하고 학교에 적극적으로 교원 충원을 문의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충원 티오를 확정해주지 않으며 모호한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오랜 기간 교원 부족 문제로 인해 교과목 폐강, 학습 폭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국대학교 사회학과’는 신입생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사회학과의 실태는 열린전공학부의 신설과 맞물려 사회학과의 경쟁력 및 신입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현재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많은 학교가 사회학, 철학과 같은 기초학문 전공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학과뿐만 아니라 2022년 동국대학교 철학과 또한 교원 충원 및 폐과 위기 사안으로 투쟁을 지속해 교원 충원을 약속받은 바 있다. 타 대학 사회학과의 경우에는 경남대학교 사회학과가 2022년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였고, 대구대학교 사회학과도 올해를 기점으로 신입생 모집 중지를 발표하였다. 두 학교의 사회학과는 현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폐과될 예정이다. ‘동국대학교 사회학과’도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인 교원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선 사례들과 같이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마치며

  동국대학교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학습 기관이다. 그러나 학교는 사회학과의 교원 부족 문제를 방임하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 주기는커녕 침해하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은 교원 부족 사태로 인해 발생하는 교과목 폐강, 학습 폭 감소 등 부차적인 문제들을 그대로 감당하며 불안정하고 열악한 학습 환경에 놓여있다. 게다가 전임 교수진 두 명 중 한 명이 정년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동국대학교가 사회학과 교원 충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사회학과의 자연 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이,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동국대학교 학생들이 동악에서 학습할 권리를 위해 동국대학교는 지금 당장 학생들의 외침을 들어야만 한다.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일, 그것이 학교의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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