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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미미
Oct 05. 2024
되살아나다
사는 이야기
2024년 10월 2일
어제
해질녘부
터
싸
늘한 바람이 불
기
시작하더
니 오늘
새벽의 마루는
긴팔
옷을 입고도 어깨가 움츠러
들
만큼
냉냉
하
다
주섬주섬
덧옷을 찾아
걸쳤다
제멋대로인 기온에 코가 막혔다 뚫렸다,
패딩을 제외한 나머지
옷들이 모두 나와 계절 없이
엉거주춤이다 철지난 옷들을
치
우고
싶지만
계절의 경계가 있지도 없지도 않으니 정리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인생
이래저래 미해결인 채로
널부러지는 것들이
점점 늘어간다
그래도 날씨는 기막히게 좋다
파란
하늘
과
아름드리 사이로
미끄러지듯
바람이
지나
가면
공원의 나무들은
빛 바랜
초록
어깨를
흔들
며
너울거린다
잎새들이
즐거운 파동에
몸을
뒤척
일 때마다
햇
빛 부스러기
가
길 위
에
드러눕는
다
아
스라이 멀던 바다의
윤슬
이
내
발
아래
에서
반짝
거린
다
경쾌하게 흔들리는 빛 사이를 자박이는 동안
오랜만에
마음이 조용해졌다 삶을 바꿀 거라
기대했던 깨달음이 사실은
무용지물이었음을
깨닫는 윤회의 난타전
너덜너덜해지도록
두들겨
맞
고 다시 일어서려니
생에서
누락된
사랑들이
발목을 붙잡네 결핍의
열매가 풍년인 나의
곳간에서 걸어나온
그녀
어른도 아이도 아닌
기괴한 그녀와의
동거를 그만두고 싶
었
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해탈의 담장 밖을 엿본
뒤의 나락
은
재기불능의
완패
처럼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괴로움의 약발이 다했는지
모든 문제가
나에게
서
비롯
됐
다는 말이
다시 힘을 얻고
용기를
내라 독려한다
분별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이번에는 버릴 수 있을 거라며
나아가
늘 나를 원점으로 끌어내리고 혼돈 속에
가두는
불안이
조금씩 쌓이는 글의 힘으로
순순해지고 있는 요즘
살림 사느라 글 쓸 여력이
없어 억울해 죽던 마음을 내려놓고
문장신과의
접신
안테나
를
벼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keyword
다짐
깨달음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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