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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큐 Dec 10. 2023

[31] 둘째와의 서울행(3)

 두 번째 인친의 갤러리는 조금 독특했다. 샵인 샵 느낌의 갤러리형태였다. 갤러리에는 인친과 인친의 사모님 그리고 손님으로 보이는 한분이 계셨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손님이 가시는 동안 둘째와 그림을 구경했다. 

손님이 가신 후 인친 님, 그리고 사모님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작가인지 아닌지 궁금하셨다고 한다.  

 

뭐라고 답해야 하나 고민하다. 

 

그냥 직장인이지만, 작가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시된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인 게 분명했다. 

 

그림을 정말 잘 그리시는 작가님이시네요..  

 

네.. 학교 때도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림을 다시 봤다.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정말 잘 그리는 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대화 중 알게 된 사실은, 사모님이 미술을 전공하셨고, 본인은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고 하셨다고 한다. 

미술 하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해 주고 그런 것들이 즐거워서 갤러리는 운영하시고, 다른 이런저런 사업을 하신다고 한다. 

  

전시된 그림 외에도 다음에 전시될 것들과 이전에 전시해서 컬렉팅 하고 계신 작품들도 보여주신다.  

 

한 가지 느낀 점은 이분은 작가들을 존중하고 계신다. 그냥 보면 알지 못할 것들을 하나하나 다 작가의 입장에서 설명해 주신다. 

 

디지털 프린트 아닌가요? 

 

아니에요, 작가님이 수백 수천번 색을 올린 작품이에요.. 

 

와.. 아무리 봐도 붓자국이 없는데.. 신기하네요.. 

 

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디지털 프린트로 보인 작품이 상당히 희소성 있는 작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본인도 이작가의 작품을 컬렉팅 하고 계시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에 전시될 작품의 샘플? 도 보여주셨다. 

 

그렇게 짧지 않은 대화의 시간은 나에게 한 가지 가르침을 주었다. 

 

작품은 작가의 생각과 표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일 때 그 진가가 나온다는 것.. 

 

그래서 작가노트가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가지고 온 그림도 볼 수 있냐고 여쭤보신다. 

 

부끄럽지만 용감하게 꺼내서 작품설명을 해드렸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좋았었다고 하신다. 

 

나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감사의 말씀과 함께, 다음에 또 놀러 오라고 하셨다.  

 

다음에 올 때는 한층 성장한 작가가 되어 나타나기로 마음을 먹고 둘째와 함께 갤러리를 나왔다. 

 

큰 도로와 높은 빌딩 사이로 둘째와 걷는 기분은 색달랐다. 

 

딸 저기 가서 서봐.. 아빠가 사진 찍어줄게.. 

 

서울의 높은 빌딩과 어울리지 않는 둘째의 모습이지만, 귀엽다. 

 

둘째는 아마 나중에 서울에서 살 것이다. 

 

그런 느낌이 든다.  

 

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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