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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큐 Dec 15. 2023

[35] 박하사탕

목적지 앞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데 ᆢ

문 안의 광경이 겁이 났는지 주저하다  벽에 비친 그림자로 시선을 옮긴다.

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한 태양 때문인지

나는 작고 검은 아이가 되어 있었다.

늘 나를 따라다녔던 녀석인데  처음 만난 것처럼 반갑다.


"안녕. 나야"


작고 검은 아이는 답이 없다.

아무 말 없이  나를 마주 보고 있던 아이는

보이지 않는 표정으로  나에게 문을 열지 말라고 말한다.

한참을 날 붙잡고 있던 아이는 점점 커지더니  어느새

나보다 더 커져버렸다.

그리고, 이제 문을 열고 들어가라고 나에게 말한다.


코트 안에 숨겨  가렸던 떨고 있는 손을 꺼내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순간

그림자는 사라지고 혼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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