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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새댁 Jan 08. 2024

남편이 퇴사를 했다.(42) - SKT나 SKB

D+313일의 이야기

어제(1월 7일 D+313)의 이야기. 토요일에 침대에서 다가오길래 "나는 아직 심통난게 있으므로 대화하고 싶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더니 왜그러냐고 묻길래 다다다다다다다다다 이야기했다. 숨기지 말라고 했더니 연말정산 서류였다고 하면서 돈 문제 예민하니까 나중에 정리해서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에혀... 참 올해 연말정산은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했다. 내 이름으로 올려야하나? 건강보험료도 내 이름으로 하면 덜 내서 좋다고 하는데 나는 그게 의지박약처럼 보여서 나한테 벌써 의지하려는 것 같아서 안했었다. 


대화 후 어제 같이 결혼식에 다녀왔다. 먼 육촌의 결혼이었지만 내 결혼식에도 와주었기에 남편과 같이 갔다. 외가댁과 같이 남편과 나 포함 여덟명이서 뷔페를 먹고 있었다. 나는 그 무리 속에서 왜이렇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지만 위축이 되던지. 내 남동생도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결혼할 분은 전문직이다. 여자인 사촌동생은 현재 예체능계에 종사하는데 남자친구가 생겼고 증권사에 다닌다더라. 그리고 다른 여자 사촌동생은 남자친구도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외가댁에서 말하길 남동생 회사와 경쟁사라고 했다. 남동생이 SKT랑 SKB는 다른 회사라고 하면서 어디냐에 따라 경쟁사가 달라진다고 했다. 성과급이 나온다는 둥. 남자친구의 부모님 중 한명이 생일이 똑같아서 성과급으로 케이크를 두 개를 샀다는 둥. 청주라고 하니까 남동생은 SK하이닉스라고 했다. 그래... SKT나 SKB나 SK하이닉스나 뭐가 중하니. 그 안에서 괜히 위축되는 나였다. 


본인이 잘나야지! 하지만 결혼을 생각하면 상대방의 직업도 꽤 중요하다. 같이 모으는 거기 때문에 출발 선이 다르다. 나는.. 나는 심지어 결혼까지 했는데 내 남편은 그저 탕수육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 자격지심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드는거 안다. 직장이 현재 없다는 걸 빼면 우린 장기연애를 할 정도로 잘 맞았고 재밌었으니까. 하지만 돈은 현실이지 않나... 남편에게 미안함과 동시에 답답함이 공존했다. 입 속에 모래를 가득 담고 씹고 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먼 육촌 결혼식에 같이 가준 남편이 더 고마웠고 고생했다ㅠㅠ 얼른 이 상황을 해결해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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