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단계 - 스케치(목업), 장표 작성
깊은 고민 속에서 컨텐츠를 정리하고 구조화한 후에는 장표를 한 장씩 완성해야 한다. 기획자 입장에서 장표 작성은 단순히 파워포인트에 텍스트를 옮겨놓는 과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디자이너들과 수월하게 소통하고, 장표에 작성자가 의도한 내용이 잘 드러날 정도까지 장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글은 네 번째 단계인 ‘스케치(목업)/장표 작성’에 관한 이야기다.
‘분석 → 컨텐츠 도출 → 주제 선정/목차(스토리) 작성 → 스케치(목업) / 장표 작성’
장표(파워포인트) 작성 과정
흔히들 제안서를 만든다고 하면, 마지막에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를 열고 멍하니 쳐다본다. 그러나 지금까지 과정을 잘 따라왔다면, 파워포인트를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분석~스토리 작성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파워포인트는 ‘기획자의 생각을 담는 도구’ 일뿐이다.
파워포인트로 컨텐츠를 옮기는 과정에도 순서가 있다.
1. 장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딩메시지다.
일반적으로 장표 상단에 위치하는 리딩메시지는 장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담고 있어야 한다. 무엇(What)을 이야기할 것인지, 왜(Why) 그 이야기를 하는지, 어떻게(How) 실현할 것인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어야 좋은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2. 말하려는 내용은 텍스트로 적혀 있어야 한다.
이 내용은 사람마다 의견 차이가 있다. 누군가는 장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단어 하나라도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말로 설명이 가능하면 굳이 텍스트나 내용을 표현하지 않고 여백을 많이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입찰 제안을 위한 자료는 설명 없이도 장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충분히 표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복잡하지 않게.
장표는 만든 사람을 제외하고, 그 안에 담긴 의도와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입찰 제안의 경우 평가자 수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의도와 의미를 왜곡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텍스트로 적혀있어야 한다.
3. 보기 좋아야 한다.
스케치(목업), 장표 작성 과정에서 기획자 실력이 드러나는 포인트는 장표를 어떻게 구성하고,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는가에 있다. 아무리 좋은 컨텐츠라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실패한 장표다. 인포그래픽, 패러디 혹은 기타 이미지와 도식을 활용해서 사람들이 한 번에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장표를 만들어야 한다. 신문사가 자료를 만들 때 인포그래픽을 많이 쓰는 편인데, 평소에 신문을 휴대폰으로 사진 찍어 두었다가 추후 목업 자료를 만들 때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스케치와 장표 작성 과정에서 핵심은 작성자의 의도가 장표를 보는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는가, 그리고 디자이너들에게 넘겨줄 때 설명을 덜 하더라도 의미 전달이 잘 될 만한 자료인가이다. 예쁜 자료는 눈을 잠시 현혹시킬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까지 설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쉽고 또렷한 메시지를 눈에 잘 보이게 배치하고, 처음 보는 사람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장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자료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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