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인생 최고의 행운, 어머니
최근에, 미국 미디어에서 앞 다투어 다룬 화제의 사건이 있었다. 세명의 아들을 가진, 당시 35세의 주부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5년 만에 마침내 깨어난 이야기다. 극히 드문 일이 일어났으니 큰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장기간 코마 상태로 있다가 깨어날 확률은 2-3%라고 한다. 이 수치에 또 한 번 놀랐다. 2-3%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확률이다.
사고가 발생했던 날, 그녀는 아이 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운전하던 중에 남편이랑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어지럽다고 남편에게 말한 직후, 의식을 잃음과 동시에 기둥으로 크래쉬를 한 것이다. 앰뷸런스가 도착했을 째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사고 후 이틀째 되던 날, 의사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으니 생명유지 장치를 뗄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는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때부터 딸을 씻기고 머리를 빗겨주고, 마치 딸이 그녀의 말을 다 알아듣고 있는 듯이 손주들의 근황과 주변의 이야기 등, 평소 때처럼 딸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일주일 중 하루는 딸에게 가는 대신 딸의 세 아이들을 만나 근황을 알아보고 다음 날 딸에게 아이들의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그녀가 이렇게 한 이유는 딸이 세 아이의 근황을 궁금해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재봉일을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회사 때문에 처음에는 일주일에 3일만 딸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사정을 들은 회사에서 재봉틀을 집으로 보내주어 집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딸을 방문할 시간을 만들기 위해 하루 10시간을 일하며 보험회사와 투쟁하며 그렇게 딸을 지킨 것이다. 더 좋은 시설로 딸을 옮기기 위해, 더 좋은 최상의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괜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의료진과 병원비를 지불하기를 거부하는 보험회사와 끈질기게 싸운 것이다. 시간이 지나자 딸의 친구들도 가족들조차도 더 이상 딸을 방문하지 않게 되었다. 그녀의 딸은 사람들에게 잊히고 있었다. 그녀의 사위는 재혼을 했다.
그녀는 자주, 딸을 휠체어에 태워 산책을 시키며 딸에게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딸에게 그녀의 남자 친구가 했던 농담을 전해주는 데 갑자기 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녀가 그 순간 느꼈을 충격과 환희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 일이 있은 후 그녀의 딸은 다시 평소의 무반응 상태로 돌아가고 의사들은 일시적인 반응이었을 뿐이라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낙심하지 않고 오히려 더 확신에 차, 더 열성적으로 딸과 대화를 시도했고 마침내 딸이 완전히 코마에서 깨어난 것이다. 하지만 딸은 교통사고의 트라우마로 목에서 소리를 낼 수도 없었고, 두 손은 뒤틀린 상태로 손 발을 쓸 수도 걸을 수도 없었다. 다행히도 스피치 치료와 물리치료를 받고 그녀의 딸은 서서히 회복하는 중이고 마침내 통원치료가 가능한 상태가 되어 병원에서 퇴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는 딸이 살던 집이 아닌 엄마의 집으로 딸을 데리고 돌아왔다. 5년이 지나 깨어보니 딸이 돌아갈 집은 없어진 것이다. 20세 초반의 큰 손자는 벌써 한 살 된 딸이 있어, 41세에 깨어난 그녀의 딸은 이제 할머니가 되었다. 그녀의 딸은 휠체어를 타고 아들의 풋볼 경기도 관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꿈을 꾸고 있는 듯 행복할 것이다.
가장 가까웠던 딸의 남편마저, 아들들마저 딸을 포기하고 새로운 출발을 했지만, 엄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딸을 지킨 것이다. 이 이야기는 딸의 이야기라기보다 엄마의 이야기다. 의사와 주변의 모든 사람이 가망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딸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헌신하며 5년을 하루 같이 딸을 돌 본 것이다.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더 이상 딸의 병실을 찾아주는 딸의 친구도 가족도 없이, 잊혀가는 딸을 지켜보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 순간이 많았을까,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했으니 더 했을 것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진부한 말을 증명한 셈이다.
그 강하고 헌신적인 어머니에게 존경과 찬탄을 보낸다. 그리고 축하를 보낸다. 세상에서 그녀를 가장 사랑한 사람은 그녀의 어머니였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딸을 포기하지 않고 희생과 헌신으로 딸을 지켜낸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둔 것이 그 딸의 인생의 최대의 행운이지 않을까. 세상이 다 등을 돌려도 여전히 변함없이 자신의 편에 서서 자신을 보호하고 지지해 주는 엄마. 모든 엄마들은 그런 엄마가 되기를 원할 것이다.